'전직원 연봉 7만달러' 젊은 사업가 도전에 거센 역풍

2015. 8. 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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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지난 4월 미국의 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급여를 90% 삭감하는 대신 전 직원의 연봉을 최소 7만 달러(약 8천200만원)로 올려주겠다고 공언해 화제가 됐다.

시애틀의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회사인 그래비티페이먼츠를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 댄 프라이스(31)가 미국 사회의 심각한 소득 불균형을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야심찬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도전은 불과 3개월여 만에 거센 역풍을 맞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라이스 CEO의 '전 직원 7만달러 연봉 프로젝트'를 처음 보도한 NYT는 이날 장문의 후속 인터뷰 기사를 통해 그가 경영 악화로 자신의 집까지 내놓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프라이스 CEO는 "회사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먹고 살기 위해 집까지 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연봉 인상을 처음 발표할 당시 잠시 어리둥절했던 직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외부 반향도 뜨거웠다. 온갖 언론에서 프라이스 CEO와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고, 구직자들의 문의도 쏟아졌다. 이상주의적인 그의 임금 정책에 감명받아 찾아온 고객들도 있었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았다. 환호하는 직원들이 있는 반면, 불만을 품은 직원들도 많았다.

가장 불만이 큰 쪽은 이미 7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받는 직원들이었다. 그들은 훨씬 낮은 임금을 받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과 비슷한 연봉을 받게 된 사실에 박탈감을 느꼈다.

경비원, 전화상담원 등 하위직이나 신입 직원들의 연봉이 두 배 가까이 뛰었지만 회사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은 인상이 미미하거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라이스 CEO는 가장 실력있는 직원 2명이 이런 정책에 불만을 품고 회사를 떠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회사를 떠난 2명 중 한명인 그랜트 모런(29)은 NYT에 "그저 회사에 출근도장만 찍고 다니는 사람들이 나와 똑같이 돈을 번다"며 일할 의욕을 꺾는 조치라고 말했다.

고객 이탈도 이어졌다. 일부 고객은 그의 최저 임금 인상 정책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까지 헐뜯었다. 동료 사업가들도 최소 7만 달러 연봉은 비현실적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여기에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30%의 지분을 소유한 친형 루카스 프라이스가 회사를 잠재적 위험에 빠뜨렸다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NYT는 이런 역풍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명 교육자 러셀 콘웰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프라이스 CEO의 도전은 아직 진행형이라면서 성공이냐, 실패냐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아이다호의 시골 마을 출신인 프라이스 CEO는 19살 때이던 2004년 그래비티페이먼츠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연간 200만 달러의 수익을 내는 평범한 중소기업이었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4만8천 달러(약 5천600만원)였다.

지난 4월 최저임금 인상 발표 당시 프라이스 CEO는 자신과 직원의 임금 격차가 너무 커서는 안 된다며 임금 인상은 '도덕적 의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에서는 '직원의 사기를 높여 존경받는 회사가 되게 하는 조치'라는 찬성론과, '과도한 임금으로 근로자를 나태하게 해 자본주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반대론이 맞서며 논쟁이 붙었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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