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대 '바이올린 활' 빌려줬는데..싼 활이 돌아왔다?

2015. 8. 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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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빌려줬다"-"안빌렸다"

서울시향 단원끼리 진실공방

법원 "활값 3000만원 물어주라"

수천만원대 바이올린 활을 둘러싼 연주자들 사이의 진실 공방이 법정까지 이어졌다. 프랑스산 명품 '사르토리'(sartory) 활을 빌려줬다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외국인 수석연주자와 활을 빌린 적 없다는 한국인 동료의 다툼에서 법원이 빌려줬다는 사람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최경서 판사는 서울시향 수석연주자 ㅎ이 동료 ㅇ씨를 상대로 "사르토리 활을 돌려주거나 활값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ㅇ씨는 자신에게 맞는 바이올린 활을 찾으려고 악기사나 동료 단원한테서 여러 종류의 활을 빌려 사용해 보던 중 2011년 ㅎ한테도 활을 빌렸다. ㅇ씨는 몇달 뒤 싼 가격대의 활을 돌려줬다. ㅇ씨는 빌린 것을 그대로 돌려줬다고 했고, ㅎ은 사르토리 활을 빌려줬는데 엉뚱한 게 돌아왔다며 ㅇ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고 민사소송도 냈다.

법원은 2년 넘게 심리한 끝에 사르토리 활을 빌려준 게 맞다고 결론을 냈다. ㅎ이 다른 단원들한테도 그것을 빌려준 적이 있고, 보증서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ㅇ씨가 먼저 활을 빌려달라고 부탁한 점을 보면 사르토리 활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다만 최 판사는 "ㅇ씨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크다"며 활을 돌려주는 대신 활값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난해 9월 ㅇ씨의 횡령혐의 재판에서도 "빌린 것은 맞지만 고의로 빼돌린 게 아니라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현악기의 활은 악기 본체만큼이나 연주의 질에 중요하다. 고급 활의 소재로 브라질산 나무와 몽골 말의 말총이 쓰인다. 1800~1900년대 중반 주로 제작된 사르토리 활은 현대적이면서도, 다양한 연주 기법에서 두루 정확한 표현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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