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존엄한 죽음.. '웰다잉 교육' 정부가 나섰다

권기석 기자 입력 2015. 8. 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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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죽음을 위한 ‘웰다잉’ 교육이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실시된다. 죽음을 이해하고 존엄을 지키면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미리 준비시켜주는 교육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호스피스 완화의료 건강보험 적용과 더불어 웰다잉 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일부터 ‘아름답고 존엄한 나의 삶’을 주제로 6주짜리 죽음 준비 교육 시범사업을 공단 지사 등 5곳에서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 체계적인 죽음 준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는 처음이다. 건보공단은 “죽음에 대한 인식을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 바꾸고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정책연구원의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자 4명 중 3명(73.9%)은 “필요시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에 관한 안내나 교육을 받아본 사람은 3.9%에 불과했다. 현재 민간단체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웰다잉 교육은 일회성이거나 특강 형식인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수십만원씩 수강료를 받기도 한다.

건보공단이 시범적으로 제공하는 교육은 6주간 하루 2시간씩 11차례 실시된다. 매주 ‘나의 이야기’ ‘소중한 사람들’ ‘아름다운 내 삶’ ‘죽음 이해하기’ ‘웰다잉’ ‘존엄 유지를 위한 준비’ 등 주제별로 교육이 진행된다. 유서와 장례에 대한 의견서, 사전의료의향서 등을 작성하는 시간도 있다. 옛 사진을 이용해 자서전을 만들기도 한다. 최영순 건보공단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5년 이상 경력이 있는 전문강사 11명을 선발해 프로그램 철학에 맞게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 예산으로 진행되는 무료 교육이다. 건보공단은 최근 서울 마포지사 산하 아현실버복지관과 구로지사, 영등포 서부지사, 강남 서부지사 등을 통해 각각 30명 안팎의 수강생을 모집했다.

20~30대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서울 마포구 건보공단 본부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수강 대상자를 20~30대로 한정했는데 정원 50명이 다 채워졌다. 공단 관계자는 “서울 강남 등 평균소득이 높은 지역에서 신청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건보공단은 6주간 교육을 끝내면 11월까지 시범사업 결과를 평가해 내년 교육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국 50~70곳 지사로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는 죽음 준비 교육을 국가건강검진처럼 건강보험 급여화하자는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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