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 내무장관, 칼레 난민 해결에 EU 협조 요청
영국 성공회 주교, 캐머런 총리 "난민에게 연민 없다" 비판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최근 '칼레 난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영국과 프랑스 양국이 문제해결을 위해 유럽연합(EU)에 협조를 요청했다.
상대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쉬운 영국으로 밀입국하기 위해 프랑스 칼레에서 영불 해저터널인 유로터널에 진입하려는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들이 급증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난민 문제가 악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양국 정치권이 상대국 정부에 문제 해결 실패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영국 성공회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난민들에게 연민이 없다고 비판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과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프랑스 주간 주르날 뒤 디망슈에 게재한 공동성명에서 "세계가 난민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EU와 국제사회의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문제 해결을 위한 부담을 영국과 프랑스만 짊어질 수는 없다"면서 "칼레에 있거나 유로터널을 통해 영국으로 가려는 난민 가운데 상당수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을 통해 도착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경제적인 이유로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는 난민 수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로터널이 시작하는 프랑스 칼레에서는 일자리를 찾아온 아프리카와 중동 난민 수천 여명이 지난주 영국 밀입국을 시도해 큰 문제가 됐다. 6∼7월 두 달간 밀입국을 시도한 난민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난민 문제를 두고 양국에서는 상대국 정부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프랑스 우파 야당인 공화당 소속의 자비에 베르트랑 전 노동장관은 "캐머런 영국 총리가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영국 정부가 다른 제안을 하지 않으면 난민이 영국으로 가도록 내버려두자"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야당인 노동당의 해리엇 하먼 대표 대행은 캐머런 총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프랑스는 난민 사태로 빚어진 교통 혼란으로 피해를 본 영국 휴가객과 화물 운송회사에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먼 대표 대행은 "영국 기업과 가정이 프랑스 국경 통제 실패로 비용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총리는 프랑스 정부와 협상해서 이런 피해를 보상받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국 정부도 나름 애는 쓰고 있다.
영국 정부는 유로터널 안전을 위해 700만 파운드(약 127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또 난민 단속을 위해 프랑스에 경찰견을 파견하고 터널 주변 울타리 설치를 돕겠다고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난민 사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영국 성공회는 캐머런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난민들에게 연민이 없다고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도버 교구 트레버 윌모트 주교는 "우리는 너무 서로 냉혹하고 인간성을 잊고 지내고 있다"면서 "인간이란 어떤 것인지, 모든 인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달 30일 TV 인터뷰에서 곤충 무리를 표현할 때 쓰는 'swarm'(떼)라는 단어를 사용해 '난민 떼'라고 말했다가 난민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칼레 지역 경찰에 더해 프랑스가 600명의 시위 진압 경찰을 투입되면서 지난주 초 수천 명에 이르던 영국행 밀입국 시도 난민 수는 수백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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