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집트·울프리카?'..찜통날씨 열흘은 더 간다

김시균 2015. 8. 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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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 나갈 엄두가 안 난다. 여기가 서울인지, 아프리카인지 분간이 안 간다.” (서울 거주 권 모씨(31))

“하루에 샤워를 몇 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다. 열대지방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대구 거주 박 모씨(26))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가운데 밤·낮 없이 반복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전국이 시달리고 있다.

무더위로 인해 온열질환 사망자가 속출하고, 전력 수요는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폭염경보가 내린 지역을 중심으로 ‘울프리카(울산+아프리카)’ 등 열대지역에 빗댄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을 기진맥진하게 하는 폭염과 열대야는 이달중순까지 줄곧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주 전국 대부분 지역 낮 최고기온은 30도를 웃돌고, 최저기온마저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5일까지 낮 최고기온은 32~33도로, 최저기온이 25도를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열대야로 밤잠 설치는 시민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무더위로 몸살을 앓는 지역은 열대지역 이름을 빗댄 합성어가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더위로 유명한 대구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린데 이어 올해는 ‘울프리카’, ‘울라질(울산+브라질)’ 등 새로 유행하고 있다. 서울마저 최고기온이 30도를 뛰어넘자 ‘서프리카(서울+아프리카)’, ‘서집트(서울+이집트)’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떠돌고 있다.

기상청은 이 같은 무더위가 한풀 꺾이려면 이달 중순이나 돼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제13호 태풍 사우델로르(SOUDELOR)가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면 무더위 기세가 조금 일찍 수그러들 가능성도 점쳐진다. 태풍 사우델로르는 현재 적도 부근에서 서쪽으로 이동 중이며 4일께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국을 강타한 ‘사람 잡는 무더위’에 농촌지역과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폭염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보건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5일 동안 7명이 사망했다. 지난 1일 하루에만 충북 청주와 경남 산청, 전북 무주에서 밭일 하던 80대 할머니 3명이 숨졌다. 경찰은 모두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폭행과 기물파손 등 ‘홧김 범죄’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몰카족·좀도둑·인터넷사기 등 여름 휴가철에 집중 출몰하는 이른바 ‘바캉스 범죄’ 또한 활개를 치고 있어 경찰의 여름 치안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울산의 경우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저지른 생활범죄가 속출하고 있다. 다가구주택에 사는 이웃끼리 소음 문제로 다투는가 하면 회사업무 문제로 시비가 붙어 폭력을 휘두르고, 운전중 신호위반 문제로 다투다 경찰 신세를 지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무더위가 시작된 7월 이후 울산지방경찰청 112 신고 건수는 3만4000여건으로 월 평균 3만2000여건보다 2000건 이상 늘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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