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경제자유구역' 낙제점 평가에 깊어가는 고민
국내 8개 경제자유구역중 가장 늦게 지정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과 충북경제자유구역이 지정 2년이 넘도록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전면적인 ‘새틀 짜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동해안권·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동해안권 경자구역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2년 5개월 동안 MOU(양해각서) 2건, 충북 경자구역은 24건을 체결했으나 본협약 단계까지 간 계약은 아직 한건도 없다.
외국인직접투자(FDI) 도착분도 동해안권 300만 달러, 충북 경자구역은 0원에 그치고 있다. 충북 경자구역은 지난 4월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MOU를 이란정부와 체결했지만 초기 투자금 200만 달러 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두 경제청은 “지구 개발이 본격화하면 외자유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자체 외자 유치 계획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충북 경자구역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6억8800만 달러의 외자유치를 목표로 잡았고, 동해안권은 2021년까지 150개 기업, 50억 달러 유치 계획을 밝혀 산술적으로 연간 5억5000만 달러 이상을 유치해야 하지만 모두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이다.
내년 2월이면 정부가 경자구역 지정 3년내 시·도지사에게 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하지 않은 지구를 자동해제할 수 있는 기간이 도래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때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8월 전국 경자구역의 21%(14개 지구)를 첫 해제할 당시 동해안권과 충북 경자구역은 지정·고시된지 3년이 되지 않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내년 본 평가를 앞두고 산업부가 최근 두 경자구역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왔다.
동해안권경자구역은 북평·망상·옥계·구정지구 등 4개 지구중 망상(캐나다 던디)·옥계지구(강원도 직접 개발)만 사업자를 선정했을 뿐 북평·구정지구는 아직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산업용지 비중이 높아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다거나, 분양 가능성이 낮다는 등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 경자구역은 5개 지구 사업자를 모두 찾았지만 역점 사업인 청주에어로폴리스지구내 항공정비(MRO)단지 사업성이 낮게 분석되는 등 등 걸림돌이 적지 않다.
충북경제청은 “오송바이오융복합산업지구와 충주에코폴리스지구 관련 MOU 13건은 향후 지구 조성 단계에 맞춰 본협약을 추진하고, 청주에어로폴리스지구 관련 MOU 11개는 아시아나항공 주도의 MRO가 추진되면 본격적으로 사업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자구역이 지역별 나눠 먹기식으로 배분되면서 인센티브가 축소되고, 인력도 공무원 위주로 구성돼 중국 홍콩 등 주변 경쟁국에 비해 입지·전문성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경자구역 정책의 전면적인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이제부터라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무규제 지역화, 구역내 영어 공용화, 자유로운 외환 사용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외국 투자자와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정책’, 외자유치의 일정 부분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등의 투자유치에 대한 과감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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