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중국에서 중국에 2연승, '격세지감' 한국 여자축구

임성일 기자 입력 2015. 8. 2. 11:45 수정 2015. 8. 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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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여자 축구 대회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한국의 이민아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2015.8.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상전벽해까지는 아니더라도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변화인 것은 분명하다.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수준은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성장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일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남자들의 그것과 견줘도 손색이 없던 정설빈의 화끈한 중거리 슈팅이 결승골이 되면서 적진에서 펼쳐진 개최국과의 1차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보면서 흐뭇함이 뚝뚝 묻어났던 경기다. 199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한국의 여자축구가 1990년대에 세계를 호령했던 강호 중국을 그네들의 홈에서 압도하던 모습은 자랑스러움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현재 중국 여자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4위다. 한국(17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여자축구계의 강호라 부를 수 있는 팀이다. 지난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도 중국은 8강에 올랐다. ‘철녀’로 통했던 슈퍼스타 쑨웬을 앞세워 1999년 여자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할 때에 비하면 약해진 게 사실이나 그래도 중국은 중국이다.

남자축구 한중전이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서 ‘공한증’이라는 말이 나온 것과는 달리, 여자축구의 한중전은 정반대였다. 1일 경기 이전까지 한국 여자축구는 중국과 31번의 공식전을 치러 3승5무23패 절대열세에 놓여 있었다. 쉽게 말해 넘기 힘든 벽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2010년 이후 맞대결은 5번의 무승부 포함 팽팽한 승부가 유지됐고 특히 올 1월 열린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3-2 펠레 스코어 승리를 거뒀다. 심지어 2골을 먼저 내주고 3골을 몰아쳐 뒤집은 경기였다. 친선 경기였으나 중국 홈에서 열린 경기였다. 박수가 아깝지 않은 결과다. 그리고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을 또 잡아내는 쾌거를 이뤘다.

여러모로 값지다. 중국은 지난 캐나다 월드컵에 나선 주축들이 고스란히 이번 대회에 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소연과 박은선이라는 간판 공격수들이 모두 빠졌다. 게다 중국전에는 캡틴 조소현과 테크니션 전가을 등 주축들도 컨디션 난조로 출전하지 못했다. 부득이하게 젊은 선수들이 대거 투입됐던 경기인데, 중국을 압도했다.

후반 초반 심서연이 부상으로 실려 나가는 악재까지 극복해낸 결과다. 이날 심서연은 중앙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돼 전체적인 경기의 조율을 담당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았다. 전술의 핵이었던 리더가 경기 중 갑작스레 빠지면서 가뜩이나 경험이 부족한 팀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흔들렸다. 하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

맏언니 김정미 골키퍼의 투혼부터 오랜만에 대표팀으로 컴백한 이민아의 지칠 줄 모르는 공수가담까지, 모든 선수들이 빛났다. 찌는 듯한 날씨 속에서도 끝까지 뛰던 투혼도 값졌으나 그저 근성만 앞섰던 것도 아니다. 선수들의 개인전술부터 서로간의 부분전술 그리고 전체적인 팀 전술까지, 강호 중국에 버금갔다. 외려 이상이었다.

서른 번을 넘게 싸우면서 단 3번 이기는 것에 그쳤던 한국 여자축구가 2015년 들어 두 번 연속 중국을 꺾었다. 2연승 장소가 중국 원정이라는 것이 또 반갑다. 태극 낭자들은 확실히 달라졌다. 강해졌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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