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분쟁 일주일..'어디로 갈까' 판세분석

2015. 8. 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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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롯데그룹의 후계다툼이 표면화한 지 2일로 일주일째를 맞고 있다.

흐름을 보면 애초 신동주·동빈 형제의 난에서 신격호·동빈 부자 갈등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94살 노령의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의중을 한국·일본 언론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형국이지만, 신 총괄회장의 개입이 본격화해 부자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7일 일본행을 통해 차남 신동빈 롯데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임원 해임을 지시한 데 이어 30일과 31일 국내 방송매체를 빌려 한일 롯데 경영권에서 손을 떼라는 강경 메시지를 띄웠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31일 조부인 신진수씨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일본에 머물면서,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 지배 고리인 일본롯데홀딩스에서의 영향력 다지기에 주력해왔다.

신 회장의 이런 행보는 가족 관계에서 해법을 찾기보다는, 향후 경영권 다툼의 승부처인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는 법적인 해결책 모색으로 비쳤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일가는 31일 제사를 계기로 서로 의중을 파악한 것으로 보이고, 신동빈 회장은 제사 불참으로 기존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서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고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다툼이 외형상 동주·동빈 형제, 그리고 부자간 다툼으로 보이지만 내면을 보면 동주·동빈 이외의 여타 형제·자매와 친인척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갈등 진행 추이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계에선 향후 롯데그룹의 후계 다툼의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로 크게 신동빈 회장의 귀국 후 행보와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총을 꼽고 있다.

◇ 롯데家 구성원들의 선택은 어디로

우선 이르면 3일 귀국할 것으로 보이는 신 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제사를 계기로 예상됐던 가족회의가 불발되기는 했으나, 신 총괄회장의 의중은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신 회장이 귀국 후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확전될지 아니면 수습 국면으로 갈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차남인 신 회장에게 기운 것으로 알려진 모친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씨가 제사를 마치고 1일 오후 일본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최근 며칠의 '서울 상황'이 신 회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법적으로 한일 롯데 경영을 동시에 책임진 신 회장이 귀국 후 롯데 임직원에게 "동요 말고 맡은 일에 충실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경영 챙기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엇보다 분쟁 봉합에 나설지에 초점이 모인다.

그동안 상황을 종합해보면 신 회장은 '마이웨이'를 고수할 공산이 크지만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정의 골이 깊어 '부자 회동'이 성사될지조차도 불투명하지만 성사된다면 나름대로 해법 모색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신 회장은 한일 롯데 동시 경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신 총괄회장은 퇴진을 요구하면서 정면 충돌할 수도 있으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절충 가능성도 있다.

롯데가(家) 구성원은 신 회장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존재감을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법적으로 한일 롯데 경영권을 사실상 독점한 신 회장의 입지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가 구성원들은 신격호·동빈 부자가 회동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길 원한다.

실제 롯데그룹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각 구성원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비치고 있다. 지난 27일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해 장남인 신 전 부회장 편에 선 것으로 비친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중립'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복누나인 신 이사장은 "아버지인 (총괄)회장님이 걱정돼 일본에 따라간 것 뿐이고 중립 입장"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사실 롯데그룹 후계구도는 신동주·동빈 형제와 이복누나인 신영자 이사장 등 3명이 직계라는 점에서 신 이사장의 태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외에 신 총괄회장의 큰아버지인 신진걸씨의 손자로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했던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은 경영권 분쟁에 말려들기 싫다는 입장을 연합뉴스에 직접 밝혔다.

다만,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동주가 경영을 승계해야 한다"는 게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는 입장을 공론화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집안 내부에선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르려는 게 대세이지만, 한일 롯데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회장의 입지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홀딩스 주총 언제, 그리고 향배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기존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결국 롯데홀딩스에서 표 대결로 승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

일단 지난 28일 신동빈 회장 주도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 것과 관련해 정관 변경의 필요성 있는 만큼 주주총회 개최는 불가피하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롯데홀딩스 임원 교체 안건이 튀어나올 수 있고 그와 관련한 주총의 선택에 따라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바뀔 수 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일단 명예회장 추대와 관련한 정관 개정에는 찬성하지만, 임원교체 안건 처리를 위한 주총 개최는 불가하다는 태도를 보인다.

한일 롯데의 핵심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어 임원교체 안건 처리를 위한 주총이 열린다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 롯데그룹 분쟁이 불거졌을 때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 광윤사가 27.65%,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 20% 안팎을 가진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다른 주장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라고 주장했다.

사실 신동빈 회장 측은 주총 개최를 선뜻 내켜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신동빈 회장이 조부 제사에 불참하면서까지 수일째 일본에 체류하는 건 주총 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진 친족과 주주의 표심을 관리하려는 의도였다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신 총괄회장을 등에 업은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가능하면 이른 시기에 임원 교체를 위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는 이사회 결의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 주도의 이사회가 선선히 주총 개최를 승인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주총을 두고서 작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주총이 언제 열릴지 알 수 없지만, 주주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판단에 주목할 것으로 보여 결국 신 총괄회장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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