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성폭력 근절대책 발표 4개월.. 아직도 제자리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당국이 군내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군대 특유의 '온정주의'와 군복 입은 사람끼리의 '제 식구 감싸기' 문화에 젖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3월 26일 '성폭력 근절 종합대책'으로 ▲성폭력 가해자 보직 조정의 근거를 법령에 명시하고 ▲성폭력 징계양정 기준을 강화하는 법령을 개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맞춤형 성 인지력 교육 강화와 현장 중심의 성폭력 예방시스템 구축 방안 등은 물론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보직 조정 등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4개월이 넘은 현재 성폭력 가해자를 피해자와 같은 부대에 근무하지 못하도록 강제 전출시키는 내용의 법령 개정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인사관리훈령을 개정해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원칙에 따라 보직 조정의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원칙은 가해자를 다른 부대로 전출시키는 것이지만 피해자가 원하면 그도 다른 부대로 옮길 수 있도록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군 관계자는성폭력 징계양정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 문제와 관련, "현재 '국방부 군인ㆍ군무원 징계업무처리훈령'의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가해자에 대해서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는 등의 내용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국방부는 연내에 이 훈령을 개정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폭력 가해자의 징계를 심의하는 징계위원회에 외부전문가가 참관토록 하는 방안도 예산 문제 등이 걸려 있어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군 당국은 내년부터 국방부와 각 군본부 징계위원회에 외부전문가를 참관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시행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계급 구조가 지배하는 군대에서 성폭력은 주로 상관에 의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상관)에 대한 강력한 처벌 조항을 법령에 빨리 반영해 '권력형 성폭력'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현재도 일선 부대에서는 상관이나 간부, 선임에 의한 음성적인 성폭력 행위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대 특유의 '온정주의'와 군복 입은 사람끼리의 '제 식구 감싸기' 문화 등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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