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라이브] '3대 화로' 후기, "숨 차서 정신 없고, 땀 나서 탈진할 정도"

풋볼리스트 2015. 8. 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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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우한(중국)] 한준 기자= 남자 축구 대표팀이 중국 우한에 입국한 7월 31일. 첫 공식 훈련을 소화한 한국 대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덥긴 하지만 생각 보다는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후 6시에 훈련을 소화한 우한의 기온은 34도, 습도는 57%였다. 이날 우한의 날씨는 견딜 만 했다. 간간히 선선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그늘이 진 지역에서는 불쾌지수를 낮출 수 있었다.하지만 이날 겪은 우한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이날 우한은 평소보다 덥지 않은 편이었다. 경기 일정이 시작된 8월 1일 우한은 중국의 '3대 화로'라는 명성에 걸맞은 '폭염 지옥'이었다. 경기장 인근 지역은 물론 우한 번화가에서도 5분 이상 걷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었다. 낮부터 습도가 높아 조금만 걸어도 숨이 가쁘고 지쳤다. 별일 아닌데도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는 날씨였다. 미디어센터로 걸어가는 길, 취재좌석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기자들의 곡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렸다.겉으로 보기에 개최국 중국의 일정은 수월해 보인다. 남녀 대표팀 모두 1,2차전은 밤 9시(이하 현지시간), 3차전은 저녁 8시 10분에 치른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 치르는 1차전은 해가 진 뒤엔 밤 9시에 치르지만, 2차전은 오후 6시 20분, 3차전은 오후 5시 10분에 해야 한다.그러나 밤 경기라도 해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 한국과 중국의 여자부 1차전이 열린 밤 9시 중국 우한의 기온은 27도로 떨어졌지만, 습도는 73%로 상승했다. 밤이 되면 기온이 낮아진 만큼 습도가 치솟는다. 냉방이 되지 않는 야외에 있으면 사우나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금방 땀이 줄줄 흐른다.중국전에 득점한 공격수 정설빈은 "오후8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후텁지근했다"고 했다. 흔히 상상하는 밤 공기는 우한에서 느낄 수 없다. 미드필더 강유미는 "전반전부터 정신을 못 차렸다. 월드컵 보다 더 힘들었다. 날씨가 엄청 더워서 숨이 많이 차고 체력 소모가 많았다"며 날씨가 경기력에 미친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골키퍼 김정미는 "날씨가 습하다 보니 땀이 많이 난다. 경기가 끝나고 탈진할 정도"라고 말했다.

윤덕여 여자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회견에서 "빠르게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며 일본과의 2차전 준비의 관건을 컨디션 관리로 꼽았다. 김정미도 "잘 쉬고 잘먹고 잘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기 준비 과정의 최우선 과제가 체력 유지라고 말했다.우한의 더위는 상상의 한계를 뛰어 넘는다. 홈팀 중국이라고 해도 더 유리하지 않다. 이만한 더위에 무뎌지기란 쉽지 않다. 현 중국 대표팀에는 우한 소속 선수도 없다. 아직 실전 경기를 겪어보지 못한 선수들인 다른 더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응이었지만 우한의 더위 속에 경기를 해본 여자 대표 선수들은 한결 같이 체력적으로 역대 가장 힘든 경기였다는 생각을 전했다.북한과 일본의 여자 경기에서 선수들은 파울 상황에서 선수가 넘어지면 약속이라도 한듯 모두 벤치로 달려가 수분을 섭취했다.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취재진 사이에는 쿨링 브레이크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이 오갈 정도로 선수들이 단체로 물을 마시러 이동했다. 우한에서의 경기는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쿨링 브레이크를 갖게 만들 정도였다.그러나 여자 대표 선수들은 더위에 지지 않았다. 체력적 문제나 탈진으로 경기를 끝까지 치르지 못한 선수는 없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이 8분이나 주어졌으나 마지막까지 1-0 리드를 지킨 뒤에야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승리의 세리머니를 할 여분의 체력은 없었다. 값진 승점 3점을 쟁취했다. 여자 대표팀은 우한 폭염 경기를 먼저 경험한 선배다. 후배인 남자 대표팀은 여자 대표팀에게서 얻은 교훈을 잘 되새겨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남자부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2일 밤 10시에 킥오프한다.사진=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인:팩트] 김보경 英워크퍼밋 '거절', 개인 아닌 '韓 전체' 문제첼시의 스톤스 '집착', 세 번째 도전 '548억'[타임라인] 'PSG행 임박' 디마리아, '안 간다더니!'[갤러리] 맨유와 아디다스의 역사를 한눈에![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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