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②] "UFC횡포 더 이상 못 봐.. 파이터들, 로드FC로 모여라"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15. 8. 2. 06:17 수정 2015. 8.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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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글=이재호 기자/사진=이혜영 기자]
[직격 인터뷰①] 로드FC 대표 "최홍만, 죽게 내버려 둬야 하나"에서 계속
[직격 인터뷰①] 로드FC 대표 "최홍만, 죽게 내버려 둬야 하나"

최홍만의 얘기가 주를 이뤘던 [직격 인터뷰①]과 달리 [직격 인터뷰②]에서는 로드FC 정문홍(41) 대표가 밝힌 로드 FC와 관련된 논란들,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UFC의 불합리한 횡포, 또한 로드 FC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늘 제기되는 매칭 논란

로드 FC가 선수간의 매칭을 할 때 항상 논란이 있다. 일례로 송가연의 데뷔전 상대였던 에미 야마모토는 애가 있는 아줌마였고 이번 ‘고교생 파이터’ 이예지의 상대도 올해로 만 38세인 시나시 사토코였다. 최홍만의 상대 역시 44세의 브라질 파이터로 ‘매칭 상대가 너무 약하다’, 혹은 ‘나이가 많다’, ‘경력이 미미하다’와 같은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정 대표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저는 여자가 아니라 모르지만 결혼한다고 해서 여성 선수들이 힘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아요. 도리어 더 세지고 정신력도 강해지는 것 같아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시아쪽에는 상대적으로 아줌마 파이터들이 훨씬 많아요. 그리고 헤비급은 세계적으로도 구하기 힘들어요. 아시아 쪽에서는 헤비급이 거의 없죠. 사실 이런건 격투기 전문가들은 모두 아는 사실 이죠. 하지만 그들은 침묵해요”라고 말했다.

▶방송 출연, 자극적인 마케팅

로드 FC의 몇몇 선수들은 잦은 방송 출연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많이 관대해졌지만 여전히 한국 문화에서 운동선수가 방송이나 광고에 많이 나오면 ‘운동에 집중 안 한다’며 비난을 가하기 일쑤다. 정 대표는 “방송하는 사람들은 다 쓰레기인가. 좋게 보면 대중들이 더 많이 보게 할 수 있는 격투기 전도사 아닌가. 훈련대로 열심히 하면 되는거 아닌가. 격투기 선수는 밥만 먹고 격투기만 해야 되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또한 여자 선수들을 ‘미녀’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홍보하거나 일명 ‘로드걸’들을 활용해 자극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대회와 격투기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격투기에 대한 진정성 때문에 무조건 마케팅도 없이 격투기에 매진할 수는 없다. 야한 게 있는 줄 알고 경기장을 찾거나 TV를 틀었는데 경기를 보니 매력 있고 흥미로움을 느껴 또 보고 싶어 할 수 있지 않나”라며 또 다른 팬 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격투기에 대한 ‘진정성’을 따지는 사람들이 가장 진정성이 없다”는 일침을 잊지 않았다.

▶참을 수 없는 UFC의 횡포

현재 격투기 무대의 최고는 단연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로 여겨진다. 론다 로우지, 조제 알도, 파브리시오 베우둠, 앤더슨 실바 등 최고의 스타들이 집합해있다.

국내에서도 정찬성, 김동현, 추성훈 같은 최고의 파이터들이 활약하고 있는 UFC는 전세계 파이터들에겐 그야말로 ‘꿈의 무대’이다. 하지만 로드 FC 정문홍 대표에겐 하나의 경쟁업체이자 공생을 모르는 단체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강경호, 남의철 같은 선수들이 로드 FC에서 UFC로 진출할 때 얘기입니다. UFC에서 고작 800만원 줄 테니 오라고 해요. 근데 선수들은 ‘꿈의 무대’니까 가고 싶어 해요. 그럴 때 저희 하고 계약관계에 있지만 전 그냥 대가없이 보내줬어요. 형된 도리로서 아우가 가고 싶어 하니까요. 저도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큰 무대에서 뛰고 싶은 열망을 알거든요. 저희가 열심히 파이트머니 주고 투자하면서 키운 선수를 UFC는 이적료 한 푼 없이 데려가요. 이게 과연 정당한 건가요?”

축구로 빗대자면 국내 프로구단에 계약된 선수가 FA가 아닌데도 해외 유명팀으로 가고 싶어 할 때 구단은 설득하다 안 되면 상대 팀에 이적료를 받고 선수를 보낸다. 그것이 당연한 도리이다. 하지만 정 대표의 주장은 UFC가 아직 단 한푼도 로드FC 측에 이적료 형식으로 지급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적료 없어도 돼요. 그럼 우리 단체 출신이라고 홍보라도 해주던가. 이거야말로 대기업의 횡포죠. 그런데 우리가 안 보내면 과연 국내에서 뭐라고 할까요. ‘로드FC가 격투기 발전을 저해한다’고 하겠죠. 또 재밌는 건 남의철 같은 선수들이 UFC가서 잘하니까 ‘와 UFC의 남의철이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로드 FC에 있을 때는 격투기 선수로 취급도 안하던 사람들이 말이죠.”

▶파이터들이여, 이제 로드 FC로 와라

정 대표는 더 이상 UFC의 이 같은 횡포를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선수들을 데려갔으면 좋은 대우라도 해줘야 되는데 파이트머니도 너무 적다고 한다. “선수들이 안쓰럽다”고 하는 정 대표다.

“전 결론을 내렸어요. UFC에 갈 능력이 있는 전 세계 파이터들에게 저는 ‘억대 연봉을 받고 싶으면 로드FC로 오라’고 모이라고 할 겁니다. UFC는 처음엔 무조건 800만원이에요. 저희는 거기에 해당하는 몇 배를 줄 겁니다. 전 로드 FC가 선수들을 대하는 그 비용을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몇 억을 투자하고 만든 챔피언을 고작 그 금액에 쓰다니요.”

실제로 최홍만은 거의 1억에 달하는 거액의 파이트머니를 받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최홍만 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선수들도 3,000만~4,000만원가량 받기도 했다. 물론 정 대표는 “대회를 하면 할수록 적자다. 세무조사 해보라. 우린 정말 늘 손해를 본다”고 말하지만 격투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로드FC를 단순히 격투기 대회가 아닌 글로벌 대회로 만들고자 하는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기반으로 한 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격투기 대회 만들 것

로드 FC는 최근 최홍만과도 경기를 했던 밥샵을 로드FC 글로벌 부대표로 영입했다. 정 대표는 “세계화를 위한 초석”이라며 “최홍만 역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선수다. 최홍만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 말할 것도 없는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최홍만 이상의 인지도를 가진 아시아 선수는 많이 없다. 우린 조만간 중국에 진출하고 그게 성공하면 미국에도 분명 진출할 것이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의 격투기 시장만으로는 자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5,000만이라는 인구수는 분명 여기서만 자생하기 힘든 숫자예요. 특히 격투기처럼 마이너 한 종목은 축구, 야구 등에 비해 더 그렇죠. 결국 살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을 나갔죠.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열심히 챔피언을 만들어놓으면 UFC한테 무상으로 뺏기는거 밖에 없어요. 그리고 또 키우면 뺏기고…. 그러다보면 결국 국내리그는 망하겠죠. 그럼 저희가 뛸 무대는 없겠죠.”

“전, 그저 제 제자들이 뛸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국내에서 격투기 하는 사람들이 뛸 곳이 없었거든요. 근데 그러려다보니까 살아남아야하더라고요. 이걸로 돈 못 벌어요. 돈 벌기보다 그저 영원히 뛸 수 있는 시합을 마련해주고 싶어요. 전 반드시 격투기만큼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하나의 스포츠 리그로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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