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①] 로드FC 대표 "최홍만, 죽게 내버려 둬야 하나"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15. 8. 2. 06:12 수정 2015. 8. 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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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글=이재호 기자/사진=이혜영 기자] 지난 7월25일 밤. 많은 국민들은 TV 앞에 모여들었다. 한때 씨름판 위에서 춤을 추고, 씨름계를 떠나서는 219㎝거구의 몸으로 ‘60억분의 1’으로 불렸던 효도르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최홍만(35)의 약 6년여만의 복귀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1분 20초간 아무런 교전 없이 탐색전을 펼치다 드디어 첫 펀치가 들어가고 정확히 15초 만에 최홍만은 상대의 라이트 훅을 맞고 왼쪽으로 쓰러졌다. 쓰러지는데도 한참 걸렸다. 그가 쓰러지는 1~2초의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 없었다.

최홍만(오른쪽)이 카를로스 도요타의 훅에 맞고 쓰러지고 있다. 로드FC 제공

그가 쓰러진 후 후폭풍이 심했다. ‘최홍만은 운동선수의 마음가짐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 ‘단순히 돈을 벌러 나온 것 같다’, ‘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냈다’, ‘사기혐의에 있는 선수를 내보내도 되느냐’, '최홍만은 더 이상 격투기 무대에 나오지 마라' 등 비난 여론은 들끓었다.

이예지 등 신예 발굴과 함께 화끈한 경기력으로 한국 프로스포츠의 첫 해외 개최라는 성공적인 평가는 거센 비난 여론에 묻힌 감이 없지 않다. 과연 로드FC의 수장인 정문홍(41) 대표는 이 같은 여론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평소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정 대표와 단독으로 만나 그 동안의 논란과 입장에 대해 들어봤다.

▶일부 언론에 호도된 여론… 최홍만, 훈련 부족하지 않았다

인터뷰 시작부터 대뜸 비난 여론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다소 격앙된 어조로 정 대표는 “요즘 인터넷 언론 문화를 아시지 않느냐. 특히 격투기와 같이 전문기자가 많이 없는 종목은 몇몇 격투기 전문 매체나 전문 기자가 글을 쓰면 나머지 언론들이 그것이 진실인양 받아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여론이 호도된다. 사실 그들도 진실을 알고 있지만 이전에 다소 안 좋았던 우리와의 관계 때문에 진실을 외면하고 우리를 비난하려고만 든다”며 일부 언론과 여론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최홍만이 제대로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흥행을 위해 출전을 감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 제기에 대해서는 “만약 그들의 주장대로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축구팀에 선수가 훈련이 다 되어있는지 연맹에서 일일이 다 관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대회사에서 선수가 얼마나 훈련을 잘했는지 일일이 다 챙길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일은 파이트머니를 떼먹지 않고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과 단독 인터뷰에 응한 로드FC 정문홍 대표

그렇다고 정 대표가 최홍만이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반대다.

“어떤 기사에는 최홍만이 한 달 훈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기자는 훈련을 보기나 했나. 제가 본 것만 3개월 이상이다. 지난해에도 막판에 취소되긴 했지만 시합이 잡혔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시간 훈련했었다”며 결코 훈련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홍만이 평소보다 몸무게가 줄었든 것을 볼멘소리한 여론에 대해서는 “최홍만 스스로가 예전에는 몸이 무거웠다고 했다. 160kg대였던 과거보다 약 10kg 감량된 현재가 더 가볍고 몸이 좋다고 본인이 얘기한다. 실제로 펀치력도 더 세졌다”며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노력한 최홍만의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사기혐의 최홍만, 대회 직전 굉장히 힘들어했다

가장 큰 타격이었던 것은 대회 이틀전 터진 최홍만의 사기혐의였다. 최홍만이 억대 사기혐의로 검찰 송치됐다는 기사가 나오며 최홍만도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로드 FC측은 일본 지상파 중계가 예정됐지만 일본 측으로부터 돌연 중계 취소 통보를 받아야 했다.

손실도 막심했다. 정 대표는 “최홍만이 사기사건으로 구속된 것도 아니고 아직 정확히 법의 판단이 내려진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일본 방송 측과 얘기를 잘 마쳐 8월 첫째 주 주말 골든타임에 로드FC 중계는 다시 나갔다”라고 언급했다.

최홍만이 빚을 갚기 위해 사실상 ‘매값’을 벌러 나온 것이 아니냐는 여론에 대해서는 “일반인들에게는 1억이 큰 금액일 수 있지만 사실 최홍만에게 그건 큰 금액이 아닐 수 있다. 최홍만은 전 국민이 아는 뛰어난 상품가치가 있다.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광고, 방송 출연, 행사 등을 통해 1억은 만들 수 있다. 즉 그리 큰 금액이 아니었는데 여론이 자신을 나쁘게 몰아가니 최홍만은 이틀 동안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바로 옆에서 최홍만을 지켜본 입장에서 “헤비급 선수들은 정말 잘 먹고 쉬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최홍만은 이틀 동안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아는 사람은 알지 않느냐. 최홍만이 얼마나 여린 성격인지. 그런 여론에 최홍만은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친구다. 그런 상황에서 무너지는 최홍만을 보며 형으로서 정말 안타까웠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최홍만 빚 갚아주겠다… 이용하려는 거 아냐

최홍만의 상대였던 카를로스 토요타(브라질)가 나이가 44세나 되는 노장이었던 점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솔직히 언급하고 싶지 않는 부분인데 뭐냐 하면 바로 격투기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는 점이다. 이 얘기를 하면 격투기 세계의 속을 보여줘야 해서 얘기하기 싫다. 솔직히 헤비급 선수는 많지 않다. 그건 격투기 전문가, 팬들이라면 모두 안다. 근데 침묵하는 거다. 그러면서 불만을 낸다. ‘왜 그런 상대냐고’. 그럼 되묻고 싶다. ‘그럼 누굴 최홍만과 붙일까?’ 이렇게 얘기하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홍만의 빚을 대신해서라도 갚아줄 의향이 있다고 한다. 혹자는 이 생각에 대해 ‘최홍만의 상품성을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그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들이 그런 사람이라서 그렇게만 보이는 것이다. 최홍만, 경기 안 해도 된다. 내가 최홍만의 상품가치에만 기대 파이트머니를 미리 주는 형식으로 도와줬는데 최홍만이 또 지면 그 다음엔 버려야 하는가? 여론에서 최홍만이 가치가 없다고 했지 않은가. 그렇다면 투자하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최홍만에 대한 애정이 아니에요. 최홍만이라는 사람은 전 국민이 알아요. 우리 모두 그를 보며 즐거워하고 열광했잖아요. 기억하시잖아요. 로드FC 대표를 떠나 인간으로서 그런 최홍만이 쓰러지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글로벌 단체의 대표’라는걸 떠나 그냥 제 마음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그냥 그런 동생을 보니 불쌍하더라고요. 그게 다예요. 비록 경기에서 지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이미지라도 좋게 이후 방송이라도 하죠. 내가 손을 놓으면 걔한테는 죽으라는 거예요. 그럼 여론이 원하는 대로 최홍만을 영원히 죽게 내버려 둬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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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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