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윤덕여호의 '中 잡는 법'을 보라

최용재 2015. 8.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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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용재] 슈틸리케호가 중국을 잡고 싶다면? 윤덕여호가 알려준 '중국 잡는 법'을 보고 교훈 삼으면 된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일 밤(이하 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15 동아시안컵' 1차전 중국 대표팀과의 경기를 치른다.

중국전을 앞두고 슈틸리케호는 고민이 많다. 해외파가 없는 중국은 최강 전력으로 나선다. 게다가 중국의 홈이다. 무더운 날씨도 슈틸리케호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루 전 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이 중국을 잡는 법을 보면 된다. 중국의 홈에서 중국을 잡는 '정석'을 윤덕여호가 보여줬다.

◇파격적 실험이 파격적 결실을 만들다

슈틸리케호와 윤덕여호의 상황은 비슷하다. 유럽파가 빠진 상황이다. 슈틸리케호에는 손흥민(23·레버쿠젠), 기성용(26·스완지시티) 등의 핵심 멤버가 빠졌고, 윤덕여호에는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 박은선(29·이천대교) 등이 빠졌다. 두 팀 모두 국내파 위주의 대표팀을 꾸렸다. 그리고 실험에 집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역대 가장 젊은 대표팀이라며 젊은 대표팀의 미래에 가능성을 걸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실험과 결실을 모두 잡을 것이라 자신했다.

윤덕여호도 마찬가지였다. 윤 감독은 조소현(27), 전가을(27·이상 현대제철), 권하늘(27·부산상무) 등 주축 선수로 활약하던 선수를 선발 라인에서 뺐고 막내 이금민(21·서울시청), 이소담(21·대전스포츠토토)과 오랜만에 대표팀에 발탁된 이민아(24·현대제철)를 선발로 내세웠다. 파격적 실험이었다. 후반 교체 선수들도 핵심 선수가 아닌 어리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내세웠다. 그리고 윤덕여호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실험과 변화를 선택한 윤 감독의 새로운 대표팀은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한국 17위, 중국 14위), 역대 전적(31전 3승5무23패) 등 그 어떤 것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 한국이 최강 전력으로 나선 중국을 몰아 붙였고, 전반 27분 정설빈의 선제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사상 첫 중국전 2연승이라는 결실도 품었다. 핵심은 두려움 없는 적극성이었다. 특히 자신감 넘치는 공격성은 대표팀의 미래를 밝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윤덕여호는 실험 위주의 경기에서는 경기력이 나쁘다는 편견을 깼다. 결실을 얻기 힘들다는 편견도 깼다. 새로운 선수들과 새로운 조합으로도 매력적이고 위협적인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습과 훈련의 결실이었다. 실험과 결실을 모두 잡은 완벽한 작품이었다.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홈 텃새도 날씨도 경기력을 이기지 못한다

중국의 홈 경기, 홈 텃새를 걱정했다. 또 중국의 3대 용광로 중 하나인 우한의 날씨에 대한 근심도 있었다. 하지만 윤덕여호는 이런 근심을 경기력으로 씻어 버렸다.

중국의 홈 텃새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이유는 한국이 홈 텃새를 부릴 만한 기회와 틈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전반에는 압도적 경기력으로 중국은 혼란에 빠뜨렸고, 후반에는 끈질긴 수비력으로 중국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중국은 다른 꼼수를 부릴 여유가 없었다.

무더운 날씨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선수들이 지친 만큼 중국 선수들도 지쳤다. 한국 선수들이 더우면 중국 선수들도 덥다. 우한의 무더운 날씨가 중국 선수들에게 큰 이득이 되지 못한 것이다. 체력적으로 준비만 잘 돼 있다면 무더운 날씨가 오히려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윤덕여호가 보여줬다. 홈 텃새도, 무더운 날씨도 완벽한 한국의 완벽한 경기력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위기의 한국, 투혼으로 극복하다

전반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한국은 후반 위기를 맞이했다. 후반 9분 주장이자 핵심 선수인 심서연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심서연(26·이천 대교)이 빠지자 한국은 흔들렸고, 중국의 공세에 고전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중국의 파상공세를 모두 막아냈다. 태극 여전사들의 투혼과 투지가 한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정신력에서도 한국이 중국을 압도한 것이다. 체력이 떨어졌을 때 한국 선수들은 한 발 더 뛰어 중국을 압박했다. 경험이 없는 젊은 대표팀은 기술과 스킬이 아닌 머리와 정신력으로 중국을 상대했다. 중국은 끝내 한국의 투혼을 넘지 못했다.

특히 골키퍼 김정미(31·현대제철)의 투혼은 대표팀의 자긍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김정미는 후반 종반 부상으로 쓰러졌다. 오랫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김정미는 투지를 불살랐고, 다시 일어났다. 김정미는 마지막까지 공에 눈을 떼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몸으로 공을 막아냈다. 김정미의 힘으로 인해 한국은 1-0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윤덕여호의 중국 잡는 법은 슈틸리케호를 자극하고 있다. 공은 슈틸리케호로 넘어왔다. 이제 남자 대표팀이 중국의 홈에서 중국을 무너뜨릴 차례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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