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추미애 "노동개혁, 연내 처리 시한 정해 압박안돼"
"노동자 희생양 만들어 풀 문제 아냐"
"사회적 대타협기구 구성해 상생 위한 개혁방안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새정치연합 청년 일자리 창출 및 노동·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추미애 최고위원은 정부 여당이 노동개혁을 밀어붙이고 노동계를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지낸 추 위원장은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 여당이 연내 처리라는 시한을 정해놓고 노동계를 압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동개혁의 논의 주체로서는 여야 및 노사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양극화 극복과 상생을 위한 개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규직-비정규직, 세대 간 갈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세대 간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추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노동개혁 논의주체와 관련, 새누리당은 노사정위원회 재가동을 주장하는데.
▲노동계가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 논의하겠다면 그것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논의 자체가 불균형하게 진행돼 노동계가 억울하다고 하는 점이 있지 않겠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계도 협조해야 할 파트너인데 일방적으로 경제위기의 주범처럼 몰려서는 안 된다.
노사정위가 잘 안 된다면 판을 크게 짜서 근본적으로 문제를 들여다 봐야할 것이다.
문제의 매듭을 풀려면 큰 틀의 기구가 필요하고, 관련 국회 상임위나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올해 정기국회 내에 노동개혁을 완료하겠다는 정부 여당 입장에 대한 생각은.
▲올해 정기국회 내에 끝낼 수 있으면 왜 여태까지 해법이 없었나. 아무 논리도 없다. 시한을 정해놓고 압박할 게 아니다.
노동문제는 사회 정의의 단계, 사회 인권수준의 단계에 비례적으로 가는 것이다. 그런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는 굉장히 많은 품과 성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을 본 적이 없는데 정기국회 내에 끝낸다는 게 가능하겠나. 그 자체가 정치적이다.
비정규직을 늘리는 게 개혁이라 하고 생산성이 낮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를 자유화하는 게 노동개혁이라는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개혁이라 하고 연내 끝내겠다는 게 굉장히 놀랍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입장과 새정치연합의 견해는.
▲정부 여당이 여태까지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한 비용으로 청년 고용 증대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
정부는 노사합의가 우선인 임금피크제를 법으로 할 수 있게 고치자는 것인데, 대기업도 이를 받지 않고 있다.
직무성과급제 전환 역시 근로조건 변경 문제인 만큼 노사합의가 먼저 돼야 한다. 노조가 있는 이상 존중해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구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이원화된 노동시장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
--총선을 앞두고 노동개혁 의제가 노노갈등 또는 세대갈등을 유발할 경우 어느 쪽을 편들기 힘든 딜레마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세대갈등이라는 건 정답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60대 초반까지 (자녀들의) 결혼과 취업을 다 책임지는 등 인생 숙제를 졸업하지 못하는 상황 아닌가.
청년실업 문제가 아버지 세대 탓이라고 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갈등구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실 이익을 고용과 연결시키지 않는 기업문화와 풍토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이번 노동개혁을 추진하는데 과거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 당시 통과시킨 근로관계법이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올려놨다. 복수노조를 허용해 대기업 노조가 가능해지고 노조 가입률도 높아졌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 당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우리 사회의 노사문화를 박근혜 정부가 더 후퇴시키려고 하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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