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월드줌人] "외면은 내면을 대신하지 않아요"..얼굴뼈 없는 여아 입양한 부모

김동환 입력 2015. 8. 1. 14:00 수정 2015. 8. 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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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좋은 친구예요. 같이 놀고 함께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요. 사실 진짜 친구는 아니에요. 법적으로는 자매죠. 저희는 6년 전부터 함께 지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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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부부가 얼굴 뼈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는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Treacher-Collins syndrome)’ 여아 환자를 입양해 친딸처럼 키우는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들 부부가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 환자 아이를 입양한 데는 같은 병을 앓는 친딸의 영향이 컸다.
6년전, 톰과 타미를 만난 다니카 웨트모어(12)
미국 USA 투데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다니카 웨트모어(12)는 6년 전 지금의 부모 톰과 타미를 만났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다니카는 어려서부터 얼굴 뼈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으며, 부모에게 버려진 뒤 줄곧 고아원에서 홀로 지내왔다.
미국 텍사스에 사는 타미와 톰은 다니카를 보러 우크라이나까지 날아온 첫 번째 부부이자 마지막 부부였다. 이들은 다니카를 보자마자 양녀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다니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했을까?
톰과 타미의 친딸 줄리아나(12)
가장 큰 이유는 두 사람의 친딸 줄리아나(12)다. 다니카와 동갑인 줄리아나도 태어날 때부터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 출생 당시 줄리아나의 얼굴 뼈는 무려 40% 가까이 소실된 상태였다.

“마음의 소리를 느껴보세요. 우리 부부는 다니카를 처음 봤을 때 ‘네 딸로 받아들여’라는 말을 들었어요. ‘네 딸로 받아들여’ 그것이 저희의 마음을 움직였죠.”

6년이 지나고 다니카와 줄리아나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자매가 됐다. 스스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다니카는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인다. 그런 다니카를 지켜보는 타미와 톰은 자신들의 결정이 옳았다고 믿고 있다.

톰은 “다니카는 활발하고 자기표현 하기를 좋아해요”라며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묻기를 좋아하죠”라고 말했다. 그는 “다니카는 그림을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생각을 나타내는 데도 능력이 뛰어나요”라고 웃었다.

트리처 콜린스 증후군 환자 ‘딸’을 둘이나 둔 것에 대해 부부 주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톰은 “5분만 이들과 눈을 마주치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아나는 지금까지 45회나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줄리아나는 건강하다. 그의 몸이나 뇌 등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다니카만큼 줄리아나의 성격도 밝아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줄리아나의 취미는 영화보기나 컴퓨터게임하기 등이다.

이쯤해서 톰은 교훈이 될 만한 한 마디를 남겼다.

“순수한 사랑 그 자체에요. 줄리아나는 모두를 사랑해요. 딸은 절대로 다른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 않아요. 모든 사람을 같게 보죠. 누구에게도 차별의 시선을 두지 않아요. 당신이 누군가를 처음 볼 때 첫인상으로 결정하면 안 돼요. 외면이 내면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타미 부부의 열린 마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은 다니카 외에도 세 자녀를 더 입양해 키우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김동환 기자kimcharr@segye.com
사진=humankindvideos 페이스북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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