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문화는 옛말'..시드니 킹스크로스 쇠락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를 넘어 세계의 젊은이들을 끌어모았던 시드니 중심부의 대표적 유흥가 킹스크로스가 급속히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 지역을 상징하던 나이트클럽과 바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밤을 즐기려는 사람이나 예술계통 종사자들은 더는 이곳을 찾지 않고, 이 지역에 영혼을 불어넣던 언더그라운드 문화도 사라졌다.
이들 업소가 떠난 자리에는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며 레스토랑이나 카페, 초밥집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시드니모닝헤럴드는 31일 "킹스크로스는 죽었다"라며 이 지역이 변화의 바람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유흥지구의 퇴색을 예고한 상징적인 사건은 2007년 6월 전설적인 바 '배런스'(Baron's)가 문을 닫은 일이라고 이 지역 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동성애자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도 알려진 이 바는 부동산 재개발의 희생양이 됐고, 이 때문에 킹스크로스의 중심부가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이 지역 나이트클럽 임차인들에게는 "새 환경에 적응하느냐 아니면 사업을 그만두느냐의 기로에 섰다"고 전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공략 등 거센 변화의 바람에 시달리던 킹스크로스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유흥업소 영업시간 제한법이다.
이 법은 18세 청년이 술 취한 남성의 주먹 한 대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고, 시드니 중심부 상업지구(CBD)와 킹스크로스의 모든 유흥업소에 대해 오전 1시 30분 이후 새 손님을 못 받게 하고 이어 3시부터는 주류판매를 전면 금하고 있다.
이 법이 도입되고 나서 고객 수는 최대 84%까지 줄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킹스크로스 가장 중심부 300m 이내 거리에는 30개 이상의 영업 공간이 빈 채로 남아 있다. 또 나이트클럽 소호(Soho) 등 늦은 밤까지 영업하는 곳으로 널리 알려졌던 업체 10곳 정도가 최근 3개월 사이 문을 닫았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배우 킴 카다시안 등 많은 유명인사가 찾았던 나이트클럽 겸 바 휴고스가 영업 중단을 결정, 이 지역의 쇠락이 되돌리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이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발길이 현저하게 줄면서 킹스크로스의 음주관련 범죄는 지난 3월까지 최근 1년 사이에 32% 감소했다. 하지만 늦은 밤 유흥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같은 기간에 인근 피어몬트는 음주관련 범죄가 배로, 뉴타운은 60%까지 치솟았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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