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분석]텍사스, Go-Stop 갈림길서 '끝까지 Go'를 외치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15. 8. 1. 12:08 수정 2015. 8. 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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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0 월드시리즈는 샌프란시스코 왕조(이후 5년간 3회 월드시리즈 우승)가 열린 서막같은 해로 기억된다. 하지만 텍사스 레인저스 입장에서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게 1승 4패로 지며 월드시리즈를 내주고 심기일전해 다시 2011시즌에도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하지만 2011 월드시리즈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맞붙은 텍사스는 3승2패로 앞서며 6차전 9회말 7-5로 앞서던 상황, 2사 1,2루 1볼 2스트라이크에서 텍사스의 마무리 네프탈리 펠리스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를 남겨두고 세인트루이스의 3루수 데이빗 프리스에게 2타점 동점 3루타를 허용하며 우승을 날렸다.

이어진 연장에서 9-7리드를 잡고 또 다시 10회말 스트라이크 하나만 남겨둔 상황. 하지만 거짓말 같이 2사 1,2루에서 상대 타자 랜스 버크만에게 또 다시 2볼 2스트라이크 이후 동점 적시타를 내주며 우승까지 단 하나의 스트라이크를 남겨두고 연속 2번이나 우승을 놓치는 악몽을 꿔야했다. 이후 텍사스는 6차전을 내주고, 7차전마저 내주며 우승에 실패했다.

2010, 2011 월드시리즈 연속 진출 이후 텍사스의 힘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2, 2013시즌 계속해서 와일드카드대결에서 패하며 포스트시즌 악몽을 떨치지 못하자 텍사스는 포기를 선택하기보다 Go를 외쳤다. 바로 2014시즌을 앞두고 무려 7년 1억 3,000만달러를 안기며 추신수를 영입함과 동시에 아직 7년 1억 6,800만달러의 계약(이중 3,000만달러는 디트로이트에서 보전)이 남았던 프린스 필더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로부터 트레이드 영입한 것.

30대 초반인 두 선수를 동시에 영입하며 텍사스는 그들이 30대중반이 되기 전까지 반드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낼 것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필더의 조기이탈, 추신수의 부진에 이어 올 시즌은 필더가 살아났지만 추신수가 부진한데다 팀의 에이스인 다르빗슈 유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텍사스의 대권도전에는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 트레이드 마감일 직전, 결국 텍사스는 또 일을 벌였다. 지독히 따르지 않는 우승의 신을 인의적으로라도 자신들에게 돌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행보다. 바로 트레이드 시장 No.1 매물로 손꼽혔던 콜 해멀스를 영입한 것.

필라델피아 필리스로부터 텍사스는 시즌 전 유망주 순위 2위 제이크 톰슨(우완), 3위 호르헤 알파로(포수) 5위, 닉 윌리엄스(외야수)에 알렉 애셔, 제러드 에이크호프, 여기에 메이저리그 좌완 맷 해리슨을 내주고 콜 해멀스와 좌완 불펜 제이크 디크먼과 950만달러의 연봉보조를 받아냈다. 2:6 트레이드로 필라델피아는 유망주를 얻고 텍사스는 1선발과 셋업 불펜을 얻은 것.

해멀스가 자니 쿠에토, 데이비드 프라이스 등과 달리 더 각광받았던 점은 아직 최소 2018년까지 계약으로 묶여있었다는 점이다. 단기 렌탈 개념인 쿠에토와 프라이스(올 시즌 후 FA)와 달리 해멀스는 필라델피아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이미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인 필라델피아의 성적에 비춰보면 팔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해멀스는 2019년에는 팀옵션도 있고, 연봉 2,350만달러라는 다소 비싸지만 그래도 합리적인 금액으로 묶여있어 가치가 높았다. 올 시즌에는 노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여전히 뛰어난 투구능력과 메이저리그 No.1으로 평가받는 체인지업도 그대로다.

텍사스가 쿠에토, 프라에스 대신 해멀스를 영입한 것은 분명 큰 의미를 가진다. 물론 아직 5할이 안되는 팀 승률(1일까지 50승52패)에도 포스트시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지 남은 반시즌만 보는 것이 아닌 해멀스 영입은 필더-추신수로 이어졌던 지난 시즌의 투자의 연장선상에 있다.

내년이면 다르빗슈까지 돌아오고, 필더와 추신수가 전성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텍사스는 당장 올 시즌만이 아닌 향후 2~3년간은 계속 컨덴더팀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 시즌에는 치치 곤잘레스, 조이 갈로 등 유망주들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미래 역시 나쁘지 않다.

물론 해멀스 영입으로 인해 앞으로 텍사스의 예산은 상당히 빠듯해졌다. 이미 오버페이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텍사스는 해멀스로 인해 이제 거의 한계점에 다다랐을 것이다(해멀스 잔여 계약 3년간 6750만 달러, 2019년 팀 옵션을 실행할 경우 4년간 8650만 달러).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최소 2년 이상의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기에 고정화된 로스터로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장기계약 선수가 많이 없으면 팀을 상황에 따?유동적으로 움직이거나 FA시장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텍사스는 그런 선택지를 포기한 것이다.

즉 텍사스는 이미 지난해 실패와 올 시즌 역시 애매한 성적으로 이제는 투자를 멈추고 다시 시작해야하는 상황에 놓인게 아닌가 했다. 하지만 존 다니엘스 단장으로 대표되는 텍사스 수뇌부는 Stop보다는 차라리 더 Go를 외치는 선택을 해멀스를 통해 보여줬다.

이제 텍사스는 앞만 보고 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액 연봉자들이 제 몫을 해줘야한다. 하지만 그들은 갈수록 나이를 먹고 있고 자연스레 전성기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맹점이다.

과연 텍사스는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한 것일까. 멈추기보다 차라리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지독히도 외면해온 월드시리즈 우승 여신과의 운명을 거스르려하고 있다. 향후 2~3년안에 승부를 보지 못하면 단순히 2~3년간 우승에 멀어지는 것이 아닌 최소 5~6년 이상의 기나긴 칠흙같은 어둠의 터널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터널에 다다르기전까지는 끝까지 달리겠다는 텍사스의 정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011 월드시리즈 우승에 스트라이크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허용했던 적시타를 벗어버리려 하는 텍사스

사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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