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연내 완공 '속도'..반대운동 '3천일'

2015. 8. 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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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률 86.7% 달성 과정 반대측 700여명 연행 공사지연 배상금 구상권 청구시 후폭풍 거셀듯

공정률 86.7% 달성 과정 반대측 700여명 연행

공사지연 배상금 구상권 청구시 후폭풍 거셀듯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강정마을회와 시민단체가 벌이는 제주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반대운동이 오는 3일로 3천일을 맞는다.

지난 2007년 5월 18일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져 본격적인 반대운동이 시작된 이후 햇수로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해군기지 공사가 올 연말 마무리될 전망이지만 반대운동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찬·반으로 나뉜 주민 간 갈등 해소와 함께 반대운동 속에서도 계획된 기간에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 3천일의 반대운동…700여명 연행

제주 해군기지 건설중단을 촉구하며 제주 전역을 도보로 순례하는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이 1일 5박 6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평화대행진에 참여한 수백명의 참가자들은 지난달 27일 제주시청에서 출발,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즉각적인 공사중단을 외쳤고 평화의 섬 제주를 지켜낼 것임을 다짐했다.

해군기지 완공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10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갈등은 지난 2007년 4월 윤태정 당시 강정마을회장 등 일부 주민들이 "도민사회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를 유치하기로 했다"고 선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즉각 들고 일어섰다. 반대 측 주민들은 찬성자 중심으로 정족수(51명)만 겨우 채운 총회에서 마을의 중대사안을 결정해 갈등을 조장한 책임을 물어 마을회 임시총회에서 마을회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마을회장으로 강동균씨를 선출했다.

이어 강 마을회장이 해군기지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한 결과 반대 680표, 찬성 36표가 나와 마을회는 '해군기지 반대'로 입장을 모은다.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2011년부터는 반대 측의 공사 저지가 날로 격렬해졌다. 반대 활동가를 연행하려던 경찰이 시위대에 억류되거나 경찰서장이 시위대가 던진 김밥에 머리를 맞는 일도 벌어졌다.

2012년 3월에는 공사 부지인 속칭 '구럼비 해안'의 노출암 발파가 진행되며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지형인데다 구럼비 해안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구럼비를 성지처럼 여기던 주민들과 반대 측은 온몸으로 공사 저지를 시도했다.

이듬해 5월에는 강정마을회 등이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 설치한 농성 천막을 강제철거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큰 충돌이 빚어졌다.

강 마을회장을 비롯한 주민과 활동가들이 몸을 쇠사슬로 천막 기둥에 묶으며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그러나 절단기 등을 동원한 경찰 등에 의해 1시간여 만에 천막 철거작업은 종료됐다.

2013년 12월 30일 강정마을 임시총회에서 7년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이끌던 강동균씨가 마을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조경철씨가 신임 마을회장으로 선출됐다.

조 신임 마을회장은 "해군이 공사를 강행하는 한 대화는 불가하다"며 공사 반대 입장을 고수, 마을회장이 바뀌면 해군기지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란 주위의 기대에 확실한 선을 그으며 반대운동을 이어갔다.

지난 1월에도 해군기지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1천여 명의 해군측 용역·경찰과 100여 명의 주민·활동가들이 충돌, 14시간의 대치 끝에 철거작업이 마무리되기도 했다.

이 같은 3천일의 해군기지 반대 투쟁과정에서 700여 명의 주민과 활동가들이 연행됐다. 이 중 기소돼 재판을 받았거나 받는 사람들은 600여명, 구속된 이들은 38명이다. 확정된 벌금만 4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반대단체 등의 시위로 지연되면서 정부가 건설업체에 273억원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해군은 14개월가량 공사가 지연되면서 피해를 본 1공구 항만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배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공사지연의 원인을 제공한 시민단체와 시위자 등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 총 공정률 86.7%…연말께 완공

2010년 1월 시작된 해군기지 공사는 2013년 1월까지 3년간 전체 공정률이 30% 수준에 그쳤으나 같은 해 4월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정문이 열리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에는 공사시작 4년 4개월 만에 전체 공정률이 50%를 넘어섰고, 지난달 말 현재 86.7%의 공정률을 보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세부 공사진행 상황을 보면 항만공사의 경우 외곽방파제인 1공구 공정률은 95.2%, 나머지 부분인 2공구 공정률 87.8% 등으로 전체 항만공사 공정률은 92.1%다.

항만 접안시설의 기초가 되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은 외곽방파제에 소요되는 57기가 모두 제작된 가운데 52기가 거치 됐고, 항내 함정 계류용 부두 케이슨은 74기 모두 거치 완료돼 방파제 외형을 거의 갖췄다.

항만공사는 현재 콘크리트 타설작업과 부두 조성 작업 등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육상공사는 본관·별관·작전지휘소 등 군 전용 건물이 들어서는 1공구 67.3%, 복합문화센터·간부숙소·종합운동장 등 민군 공동시설이 들어서는 2공구 79.6% 등으로 전체 공정률이 72.6%를 보이고 있다.

건물별로 차이가 있지만 모든 건물 골조공사가 마무리됐고 내·외장 공사와 펜스 밖 공사인 우회도로, 진입도로, 군 관사 공사만 마무리되면 육상공사도 모두 끝이 난다.

해군은 기지 반대단체와 충돌이 우려되자 지난해 4월부터 우회도로 4차로 중 펜스 안 1∼2차로 부분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우회도로 공사는 14.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14일에는 강정마을 9천407㎡ 부지에 전체면적 6천458㎡, 72가구(지상 4층·5개동) 규모의 군 관사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같은 달 25일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농성천막을 설치해 공사 저지 투쟁을 벌였으나 99일 만인 올해 1월 31일 강제철거돼 공사가 재개됐다. 군 관사 공정률은 현재 35.7%다.

해군은 이런 상태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오는 12월에는 충분히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군기지사업단 한 관계자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문제로 오랜 갈등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찬반으로 나뉜 강정 주민이 하루빨리 화합할 수 있길 바라고, 해군기지 완공 이후에도 해군과 주민이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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