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 슈틸리케의 중국 걱정, 과장된 세 가지 이유

풋볼리스트 2015. 8. 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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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우한(중국)] 한준 기자= "중국이 이번 대회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라고 볼 수 있다."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7월 31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격전지인 중국 우한에 입성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반복적으로 이와 같은 생각을 밝혔다. 역대 그 어떤 한국 대표팀 감독도 중국과의 경기에서 "우승후보로 불릴만한 중국에 도전하기 위해 왔다"는 자세를 보인 적이 없다. 한중전 A매치 역대 전적은 16승 12무 1패로 한국이 절대적으로 앞선다.최근 막대한 투자에도 우리에겐 여전히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중국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경계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 이번 대회에 전력 누수 없이 최고의 멤버를 가동한다 2) 홈 그라운드의 이점이 있다 3) 홈 관중의 응원이 클 것이다 라는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동아시아 축구를 이끌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많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의무 차출을 보장하지 않는 동아시안컵에는 2015/2016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프리시즌에 임하는 유럽파 선수들이 합류할 수 없다. 결국 최정예 멤버가 나올 수 없는 대회인 것이다.중국 축구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자국 리그에서 활동 중이다. 중국 선수가 해외로 나가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해외의 유명 감독과 선수들을 자국 리그로 데려와 배우고 있다. 그렇게 성장한 선수들이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발을 맞추고 있다. 동아시안컵 등 FIFA 지정 A매치가 아닌 경우에도 소집이 유연하게 이뤄지고 있다.'2010 동아시안컵' 당시 중국에 패하며 공한증 종식을 목격한 한국 축구 팬들도 이 세 가지 이유 때문에 또 한번 중국에 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우려는 상식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세 가지 이유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어떤 점에서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오해 #1. 중국은 최정예? 부상 이탈 자원 치명적

첫 번째 이유는 틀렸다. 중국도 전력누수로 고민이 적지 않다. 알랭 페렝 중국 대표팀 감독은 같은 날 진행된 공식 기자 회견에서 "가오린, 위다바오, 양쉬 등 우리 팀의 중요한 선수들이 빠져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세 선수는 중국 대표팀의 23인 엔트리 중 공격수로 분류된 전원이다.광저우에버그란데 소속의 가오린은 이미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다. 83회의 A매치 출전에 18골을 넣었다. 현 중국 대표팀에서 주장 정쯔(85경기)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나선 베테랑이며, 최다 득점자다. 산동루넝 공격수 양쉬는 A매치 37경기 만에 17골을 넣었다. 가오린의 기록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베이징궈안의 위다바오도 27경기에서 9골을 넣는 준수한 득점 기록을 갖고 있다.이 세 선수의 한국전 출전 여부는 1일 최종 훈련을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대회 전 이미 경미한부상을 입었던 세 공격수는 북한, 일본과 2, 3차전까지는 회복이 유력하나 한국전에만 출전이 미지수인 상황이다. 한국의 주장 김영권은 광저우의 팀 동료 정쯔의 중원 리더시을 경계했으나, 아무리 좋은 경기를 해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면 공염불이다. 중국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모두 빠진 채 한국을 상대해야 한다. 핵심 미드필더 우시도 부상으로 정슈민으로 교체된 상황이다. 오해 #2. 너무 더운 홈 그라운드? 경기력 차이 만들 정도 아니다두 번째 이유로 꼽은 홈 그라운드의 이점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개최국이 자연히 경기 현장에 더 익숙하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한의 무더위도 중국 선수들이 더 익숙하기 때문에 적응력에서 앞설 것으로 봤다.페렝 중국 감독은 "잘 준비 된 팀은 어떤 기후인가와 관계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며 무더위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한국 선수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주장 김영권은 "우리 대표팀은 평균 연령이 낮다. 젊은 선수들의 장점은 체력적인 부분이다.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더운 중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있고, 한국도 만만치 않게 덥기에 큰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며 날씨가 경기 결과를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을 보였다.공격수 이용재도 "한국 보다 확실히 좀 더 습하고 더운 것 같지만 저녁이다 보니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 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며 중국전이 열리는 시간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위로 인해 중국이 유리하리란 우려도 조금은 과장된 오해다.

오해 #3. 열렬한 홈 관중 응원? 대회 분위기 조용, 종합 경기장 특성

끝으로 세 번째는 홈 관중의 응원이다. 우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의 정원은 5만 4,357명이다. 최대 6만 관중이 운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임박한 아직까지 중국 우한 시내에 대회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우한 토박이인 한 시민은 "우한에 무슨 축구 대회가 열리는가"라고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물론 경기가 열리는 당일이 되면 경기를 가득채울만한 충분한 관중이 모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한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이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종합 경기장다. 일방적인 응원이 선수들에게 가할 심리적 압박감을 이 거리가 완화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동아시안컵에 나서는 한국 선수들 중 세 명은 중국 슈퍼 리그에서 활동 중이며, 대표팀과 인연이 깊지 않았던 신참 선수들도 소속팀에서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중국 원정을 경험해봤고, 좋은 경기를 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홈 관중의 응원 때문에 본 실력이 나오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2003년 첫 대회가 열린 이레 동아시안컵은 개최국이 단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기이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이 사상 첫 개최국 우승에 도전하고 있으며, 여러 정황이 그 가능성은 높이 점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늘 자만과 방심은 금물이다. 우승에 대한 당위성이 커질수록, 결정적인 순간마다 부담감에 짓눌려 실패해온 중국 축구의 한계가 드러날 수 있다.한국도 일본도 짧은 준비 기간과 새로운 선수 대거 발탁이라는 '결과 면죄부'를 갖고 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한중전에서 잃을 것이 없는 쪽은 오히려 한국이다. 2일 밤 중국과 대회 첫 경기를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패배를 걱정할 정도로 중국에게 외부 상황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중국에게 진다면 외부 요인 보다는 경기 내적인 면에서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사진=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인:팩트] 김보경 英워크퍼밋 '거절', 개인 아닌 '韓 전체' 문제슈틸리케호 동亞컵 키워드, 조직력-체력-경험축구계 취업희망자를 위한 '오프라인 특강' …수강생 모집김신욱-김영권, 동亞컵을 위해 변한 두 남자[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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