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검증' 강정호, 수비도 잡으면 탑클래스

입력 2015. 8. 1. 06:03 수정 2015. 8. 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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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공격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이 됐다. 유격수 부문에서 상위권 성적이다. 이런 강정호(28, 피츠버그)에게 남은 과제는 이제 수비다. 차근차근 올라가야 할 고지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내친 김에 잰걸음을 내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강정호는 뜨거운 7월 상승세를 과시하며 자신의 공격 지표를 대폭 끌어올렸다. 7월 3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85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805, 7홈런, 3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6월에 다소 주춤했지만 7월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타율 3할6푼1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메이저리그(MLB)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이제 곧 규정타석도 진입할 페이스라 다른 팀의 유격수와도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강정호의 타율은 MLB에서 유격수로 분류하고 있는 선수 중 4위에 해당하며 출루율(0.368)은 호세 이글레시아스(디트로이트, 0.363), 트로이 툴로위츠키(토론토, 0.350)을 뛰어 넘는 리그 1위 기록이다. OPS에서도 툴로위츠키(0.833), 브랜든 크로포드(샌프란시스코, 0.807)에 이은 3위다. 강정호의 공격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2할5푼 정도의 타율이면 성공적이라고 봤던 미 언론들은 강정호의 맹활약에 자세를 완전히 바꿨다. "기대 이상의 성적", "피츠버그 오프시즌의 최고 수확"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처럼 공격에 대한 의문부호는 사실상 사라졌다.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수비다. 강정호는 '3루수'가 아닌 자신의 본 포지션인 '유격수'로 성공하기 위해 태평양을 건넜다. 이왕이면 유격수로서 인정받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강정호의 3루수 수비 지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강정호는 3루수로 397⅓이닝을 뛰어 0.9의 UZR(Ultimate Zone Rating, 야수가 실점을 줄이는 데 기여한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아주 좋은 수치는 아니지만 평균 정도는 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격수 포지션에서는 220⅔이닝을 뛰어 -2.5의 UZR을 기록 중이다. 150경기를 기준으로 한 UZR/150에서는 -17.8이다. 기본적으로 유격수 포지션에서 5개의 실책을 기록했는데 이 중 4개가 송구 실책이었다. 3루수(실책 4개)보다 더 많다.

물론 UZR의 경우 매일 업데이트되는 수치가 아니며, 신뢰성을 갖기 위해서는 3년 정도의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UZR이 강정호의 수비 능력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강정호는 거의 대부분의 유격수가 처리하는 정도의 타구 73개 중 94.5%를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3루수 포지션에서의 96.4%에 비해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아직 완벽히 신뢰할 수 있는 수비수는 아니라는 게 통계의 이야기다.

강정호가 유격수 포지션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르거나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가뜩이나 수비 시프트가 많고 유격수의 비중이 큰 피츠버그 내야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현장의 직감만큼 통계도 중요시하는 MLB의 성향상 이 수치를 끌어올려 나쁠 것은 없다. 강정호의 UZR/150은 200타석 이상을 소화한 MLB 유격수 39명 중 38위다. 시즌 막판에 다시 집계할 때 이 기록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만약 강정호가 수비에서도 평균 이상의 유격수 평가를 받는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가치를 확보하게 된다. MLB에는 생각보다 공수를 모두 갖춘 유격수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충분한 출전시간이 보장돼 감을 끌어올리고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것도 천운일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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