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질주 그레인키, 2000년 페드로 넘본다

2015. 8. 1.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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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올 시즌 생애 최고의 시즌을 쓰고 있는 잭 그레인키(31, LA 다저스)가 자신의 이름을 역대 순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난이도는 최상위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21세기 최고 성적을 냈던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그레인키는 올 시즌 리그 최고 선발투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7월까지 20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 1.37이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타선 지원을 잘 받지 못해 평균자책점에 비하면 승수가 적은 편이지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세부 내용을 보면 정말 엄청나다. 2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한 경기는 딱 1번이었다. 그리고 20경기에서 1실점 이하 경기가 무려 15번이나 된다. 1.37이라는 평균자책점이 이를 잘 증명한다. 7월 14일 샌디에이고전부터 7월 27일 뉴욕 메츠전까지는 45⅔이닝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며 리그 확장 시대(1961년 이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캔자스시티 시절이었던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등 그레인키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올해는 정말 역대급 시즌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그레인키는 올 시즌 종료 이후 자신의 계약에서 옵트-아웃(잔여연봉을 포기하는 대신 FA 자격을 획득) 조항을 행사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사실상 생애 마지막 대박 장기 계약을 노려볼 수도 있다. '최고'라는 타이틀, 그리고 금전적인 부분까지 이보다 더 좋은 동기부여는 없다.

만약 그레인키가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다면 MLB 역사에서도 길이 빛나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현재 기록 중인 1.37의 평균자책점은 MLB 역사상 단일 시즌 성적으로는 19위에 해당한다. 리그 확장 시대 이후만 따지면 1968년 세인트루이스의 밥 깁슨이 기록한 1.12에 이은 2위다. 나머지 17명은 모두 1918년 이전에 세운 기록들이다.

조정평균자책점(ERA+)로도 역대 상위권이다. ERA+는 시즌마다 다른 리그 전체 투수들의 평균자책점, 그리고 구장별 득실 요소까지 모두 포함한 기록으로 평균자책점보다는 좀 더 객관적인 틀을 제공한다. 현재 그레인키의 ERA+는 268로, 1914년 이후 투수로는 5위에 올라있다. 1915년 이후로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당시 28세)가 2000년 세운 291이 최고 기록이며, 2위는 그렉 매덕스(당시 28세)가 1994년 기록한 271이다. 두 투수는 이미 명예의 전당에 가입해 있다.

마르티네스의 2000년은 말 그대로 괴물같았다. 이제는 '스테로이드의 시대'로 불리는 당시 29경기에서 7번의 완투, 4번의 완봉승을 거두며 18승6패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1할6푼7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74에 불과했다. 여기에 284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WHIP, 피안타율에서 모두 리그 1위였다. 사이영상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그렉 매덕스의 1994년 또한 무시무시했다. 25경기에서 10번의 완투를 하며 16승6패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다. 이미 1993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매덕스는 1994년을 연결고리로 삼아 1995년까지 3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역 선수 중 단일 시즌 ERA+가 200을 넘은 선수는 그레인키 뿐이다.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2009년 205를 기록했었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는 2013년 194, 2014년 199로 아쉽게 200 문턱에서 좌절했었다. 그레인키가 또 한 번 'ERA+ 200 이상' 시즌을 보내면서 전설들을 추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렇다면 양대리그 사이영 경력이라는 빛나는 성과도 따라올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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