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公기업 30곳 '성과급 잔치'

장상진 기자 2015. 8. 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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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총부채 430조원인데.. 최근 3년간 3조5000억 지급] "실적外 공기업 평가기준 많다"며 성과급 지급 문제없다는 기재부

기획재정부가 31일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국 중앙 공기업 30곳의 총부채는 429조3216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 공기업들은 2012~2014년 3년간 총 3조4985억원을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직원 1인당 연평균 1400만원, 기관장 1인당 8477만원씩이었다.

이와 함께 상당수 기관장은 평균 이하 경영 실적을 내고도 수천만원대 성과급을 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3년간 연속으로 9040억원, 7158억원, 1조611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부채를 작년 기준 18조5000억원 안고 있다. 기관 평가도 S, A~E 6등급 가운데 넷째에 해당하는 C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 회사 사장은 지난해에도 연봉 1억800만원 외에 성과급 3900만원을 받았다. 직원들도 평균 연봉 8100만원 외에 평균 1700만원씩 성과급을 받아갔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도 3년 연속 12억원, 50억원, 53억원 적자에 기관 평가 C등급을 받았지만, 같은 기간 사장은 성과급을 1억2600만원, 8700만원, 5400만원을 받았다.

공기업 중 부채가 많기로 2위인 한전은 최근 3년간 채무가 계속 불어났고 기관평가도 C등급이었지만, 지난해 사장에게 연봉 1억3300만원 외에 성과급 5200만원을 지급했고 직원들도 성과급을 1인당 1500만원씩 타 갔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12년 사장 1억1300만원, 직원 평균 1100만원씩 성과급을 받았지만, 그해 회사는 부채 2조2825억원, 당기순손실 212억원을 기록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2013년 기관평가 최하등급(E)을 받고도 직원들이 평균 1300만원씩 성과급을 받았다. 이노근 의원은 "공기업들이 빚더미 속에서도 여전히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성과급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 관계자는 "각 평가 등급에 따른 성과급률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른다"며 "평가 지표도 단순 경영 실적 50% 외에 주요 사업 지표, 예컨대 한전은 설비 고장률이나 정전율 등을 함께 따지기 때문에 부채나 적자만으로 성과급이 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직원 대상 성과급은 경영 평가에 따른 성과급 외에 각 공기업이 자체로 평가·지급하는 성과급을 합산하는데, 여기에는 공통된 외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기관 평가가 나빠도 기관장의 향후 인사 평가 잣대가 되는 '기관장 평가'는 좋은 경우도 많았다. LH·한국가스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은 최근 3년간 기관 평가에서 B~E를 받았지만 기관장들은 평가에서 A를 받았다. 기획재정부 평가분석과 관계자는 "기관장 평가는 경영 실적을 30~40%만 포함하고, 나머지는 리더십, 책임 경영, 중장기 비전 등 비(非)계량 평가여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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