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가 발탁한 쓰쿠다 사장, 신격호에 등 돌리다
일본 롯데홀딩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1·사진) 사장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열쇠를 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의해 발탁됐지만 지금은 등을 돌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를 장악하는 일을 돕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대표에서 밀려난 지난 28일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주재한 것도 쓰쿠다 사장이었다. 그는 신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과 함께 롯데홀딩스의 공동 대표이사다. 31일 밤 도쿄 자택 앞에서 만난 쓰쿠다 사장은 "아무 말씀 드릴 수 없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이날 본지가 일본 롯데 계열사의 현황을 확인한 결과 그는 최근 1년간 역할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7월까지는 롯데리아·롯데리아 푸드서비스 등 두 회사에서만 대표였지만, 현재는 롯데서비스와 미도리상사, L제4~6투자회사 등 계열사 9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한 인사는 "창업주가 쓰쿠다 사장을 자르라고 했는데, 신 회장이 자르지 않고 살려주는 대가로 자기편으로 만든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그는 작년 12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모든 직책에서 해임되면서 전면에 등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놓은 직책을 쓰쿠다 사장이 이어받은 것이다. 일본 재계에서는 한때 '일본 롯데는 쓰쿠다가 경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올 3월 베트남에서 열린 한·일 롯데 식품 계열사 대표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을 앞에 두고 'One Lotte One Leader(하나의 롯데, 한 명의 리더)'라는 표현을 쓰면서 신 회장 지지를 선언했다.
쓰쿠다 사장은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 들어가 유럽본부장과 전무를 지냈다. 이후 2001~2009년 오사카 로열호텔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다. 이때 로비에 호텔 요리사가 만드는 고급 테이크아웃 반찬 코너를 만들어 히트를 치는 등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런 능력을 높이 사 2009년 그를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스카우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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