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옷 수선집' 제2 전성시대.. 비싼 옷 사야 하나요? 싼 옷을 내 스타일로 리폼해 입는다

전수민 최예슬 기자 입력 2015. 8. 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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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개성 표출 세태 반영.. 솜씨 입소문 땐 줄 서 기다려야

대학원생 최모(26·여)씨의 쇼핑은 ‘옷 수선집’에서 완성된다. 저렴한 옷을 쉽게 살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늘 입어보지 않고 산 옷의 사이즈가 문제로 남는다. 대부분 S, M, L로 표기되는 사이즈의 기준도 쇼핑몰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최씨는 쇼핑의 마지막 단계로 온라인에서 산 옷을 한꺼번에 수선집에 맡긴다. 그는 “가끔 옷값보다 수선비가 더 나가는 데도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편하고 저렴하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싼 옷을 몸에 맞게 고쳐 입는 똑똑하고 눈 높은 소비자들이 요즘 수선집의 주 고객이다. 낡은 옷의 수명을 유지하려는 손님만큼이나 저렴한 새 옷을 입맛에 맞춰 입으려는 손님이 많아졌다. 새롭게 전성기를 맞은 ‘의류수선업’ 지형도도 조금씩 바뀌는 중이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아파트 상가에서 10년째 옷 수선을 하는 엄주희(57·여)씨는 최근 들어 인터넷에서 산 옷을 5, 6벌씩 맡기는 고객이 많아 옷을 손님별로 보관한다. 백화점 세일기간에 중저가 브랜드나 SPA브랜드 옷을 다량 구매해 한꺼번에 맡기는 손님도 많다. 엄씨는 “세일할 때 딱 맞는 사이즈를 못 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주문이 많아 세 명이 일하는데 재봉틀 7개를 돌린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쇼핑몰에서 옷 수선을 하는 김수분(51·여)씨도 “2만원짜리 옷을 사고 옷값보다 비싼 돈 들여 수선하는 사람들이 온다”며 “저렴한 옷도 체형에 맞춰 입는 추세”라고 전했다.

백화점 수선 서비스보다 동네 수선집이 낫다는 사람도 많다.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 인근에서 30년째 옷 수선을 하는 윤창신(71)씨 단골은 60, 70대 남성들이다. 그는 “나이가 지긋한 남성 손님들은 깐깐해서 백화점 수선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며 “기장, 어깨, 소매 등 부분별로 고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전체적인 조화가 맞지 않을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솜씨 좋기로 입소문난 곳을 찾아 2시간 거리를 찾아가기도 한다. 윤씨 가게엔 경기도 광주에서 옷을 맡기러 오는 단골이 있다. 김씨 가게를 찾는 손님의 90%는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등 외국에 사는 사람들이다. 김씨는 “입국해서 옷을 한보따리씩 산 뒤 현지 수선 솜씨가 한국만큼 꼼꼼하지 않다며 여기 맡긴다”고 말했다.

이렇듯 옷 수선집이 제2의 전성기를 맞자 은퇴한 중년층은 물론 청년들도 의류수선업에 뛰어들고 있다. 몇 년간 의상실 등에서 도제식 수선교육을 받고 가게를 내던 전통방식과 달리 프랜차이즈 ‘옷수선학원’에서 4∼6개월 과정을 수강한 뒤 창업하는 식이다. 대형 옷수선학원의 수강생은 연간 500명에 이른다.

한 옷수선학원 강사 최모(34·여)씨는 “10명 중 2명 정도는 청년들일 정도로 예전에 비해 젊은 수강생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창업 초기 비용이 크지 않아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전문 분야를 개척하는 것도 전략으로 통한다. 학원 관계자는 “일반적인 니트나 청바지 수선 말고 특수한 기술을 익혀 차별화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수민 최예슬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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