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건설사 53억달러 쿠웨이트 정유공장 따내(종합2보)
대우·현대·현대중·SK·한화건설 등 5개사 4개 패키지 수주
공사기간 41∼45개월…중동건설 수주 가뭄에 '단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올해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중동 건설 시장에서 오랜만에 초대형 '잭팟'이 터졌다.
대우건설·현대건설·현대중공업·SK건설·한화건설 등 5개사가 쿠웨이트에서 50억 달러가 넘는 공사를 수주했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등 5개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1∼3월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NPC)가 발주한 알 주르 신규 정유공사(New Refinery Project·NRP) 사업의 4개 패키지에 대해 낙찰통지서(LOA)를 받았다.
쿠웨이트 NRP 프로젝트는 남부해안 알 주르 지역에 일일 생산량 61만5천 배럴의 저유황 연료 생산을 위한 정유공장을 짓는 것으로, 완공 후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공장이 된다.
총 사업비가 130억∼140억 달러의 초대형 사업으로 올해 발주된 해외 건설 프로젝트중 최대 규모다.
국내 건설사의 수주 금액은 이 가운데 약 53억1천400만 달러에 이른다. 당초 62억 달러 정도의 수주가 기대됐으나 계약 금액과 지분 조정 과정에서 다소 낮아졌다.
가장 먼저 발주된 5번 패키지는 현대건설·SK건설·이탈리아 사이펨 컨소시엄이 따냈다.
현대건설과 SK건설 등이 수주한 이 공사는 알주르 정유공장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용 해상 출하 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로 총 공사금액이 15억 달러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계약금액의 40%인 6억달러를, SK건설은 30%인 4억5천만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5개월이다.
공사 규모가 가장 큰 2번과 3번 패키지는 대우건설·현대중공업·미국의 엔지니어링 업체 플루어가 참여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낙찰했다.
전체 공사금액은 57억6천만 달러로 이 가운데 대우건설이 3분의 1인 19억2천만 달러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도 당초 같은 규모(19억2천만 달러)의 지분을 확보했으나 현재 플루어측과 지분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최종 수주 금액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따낸 2번과 3번 패키지는 공사기간이 각각 45개월, 41개월이며 공기 단축에 따른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대우건설이 이번에 수주한 금액은 회사측이 역대 해외에서 수행한 단일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규모다.
1번 패키지는 한화건설과 스페인 테크니카스 리유니다스(TR)·중국 시노펙이 참여한 TR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전체 사업비가 42억2천400만 달러로 알려졌으며 한화건설의 지분은 이 가운데 10%인 4억2천400만 달러 선이다.
15억 달러 규모의 4번 패키지는 우리 건설사들을 제치고 이탈리아 사이펨과 인도 에싸르 컨소시엄이 낙찰했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우리 건설사들의 높은 기술력과 공기 단축 능력, 중동 발주처와 쌓아온 두터운 신뢰관계 등이 이번 수주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기 위해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순방에 나서는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공사의 수주가 확정됨에 따라 올해 부진했던 중동 건설 수주시장 진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종전까지 중동시장의 수주 비중은 예년의 70∼80%보다 낮은 30%에도 못미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저유가 여파로 중동 산유국들이 신규 공사 발주를 연기하거나 축소하면서 수주 물량이 급감했다"며 "이번 쿠웨이트 NRP 수주로 상반기에 부진했던 중동 수주 물량을 일정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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