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청년 독일 통일 현장서 '한반도 통일' 머리 맞대(종합)
윤병세 장관 "분단비용 갈수록 커져 전세계의 부담될 것"
한국 학생들 "통일 필요없다" VS "그래도 통일은 해야" 의견 엇갈려
(베를린=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독일 통일 25주년과 한반도 분단 70주년을 맞아 독일 통일의 현장 브란덴부르크문에서 한국과 독일 양국 대학생이 한반도의 통일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울대와 베를린자유대는 31일(현지시간) 오전 동서독의 경계선이었던 브란덴부르크문 알리안츠 포럼에서 '한·독 대학생 한반도 통일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토론자로는 서울대와 베를린 자유대 소속 대학생 16명과 탈북 대학생 2명 등 18명이 나섰고, 서울에서 유라시아 친선특급을 타고 베를린까지 1만4천400㎞를 달려온 참가단 150여명도 자리를 함께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독일이 통독 25주년을 축하하고 있는 이 순간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 70년의 고통 속에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분단비용은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며 그 비용은 한국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짊어질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의 분단은 지정학적 저주이지만, 통일된 한반도는 지정학적 축복이 되어 동북아는 물론 전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면서 "독일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통일을 이루는데 국제사회의 지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은 ▲분단 극복을 위한 우리의 노력과 과제 ▲독일 통일 25년 평가와 한반도 통일준비을 위한 고려사항 등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에버하르트 홀트만 독일 할레대 사회과학연구소장은 "동독 시민의 90% 이상이 통일을 '매우 기쁘게' 혹은 '기쁘게' 맞이한 반면 서독에선 그 수치가 20% 이상 낮게 나타났지만, 25년이 지난 지금은 동서독을 불문하고 5명 중 4명이 국가적으로 통일을 통해 얻은 이익이 월등히 컸다고 답한다"고 밝혔다.
실제 토론자로 나선 독일 학생들은 아직도 극복해야 할 것이 많고 분열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도 대체로 통일은 이뤄졌어야만 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 학생 상당수는 한반도의 통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대조를 이뤘다.
한 남학생은 "우린 전후세대로 분단이 너무 자연스럽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다"면서 "그런 우리를 통일을 이뤄야 할 세대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제가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통일 같은 골치아픈 이야기를 할 여력이 없다. (분단이) 내 세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기에 더욱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통일이 당장 우리 세대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느냐"며 통일을 원할 동기가 없다고 이야기한 학생도 있었다.
반면 통일은 이뤄져야 할 미래라고 주장한 한국 학생도 있었다.
전찬호(24·서울대 외교3)씨는 "주변의 제 친구들은 다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 인권, 국가이익 관점에서도 그렇다"면서 "많은 젊은 세대가 통일에 무관심할 수 있지만 통일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젊은 세대를 설득할 제도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서희(24·여·서울대 독문4)씨는 "통일은 난초와 같다"면서 "제가 아는 난초는 물도 적당량 줘야 하고 햇볕 온도까지 세심하게 돌보지 않으면 죽어버린다. 통일 역시 지금부터 신경써서 준비하지 않으면 이뤄내지 못하거나 원치 않은 모습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토론회에선 북한 주민의 생활상이나 일상적 모습을 한국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이 알림으로써 문화적 이질화와 심리적 거리감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과,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국의 대북·통일 정책이 바뀌는 문제도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 등도 제기됐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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