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명예 퇴진?'..최원병 회장 겨눈 검찰의 칼끝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검찰, 농협은행의 특혜대출에 최원병 회장 개입 여부 수사…전임 회장들은 모두 검찰에 구속]
검찰이 농협의 특혜대출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검찰은 최 회장이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리솜리조트의 특혜대출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결국 수사의 칼끝은 최 회장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46년생인 최 회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2007년 12월 민선 4대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안팎으로 관심이 많았다. 최 회장의 이력 탓이다. 1986년부터 2008년까지 안강농협 조합장을 지낸 최 회장은 동지상고 출신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후배다.
특히 선거가 있었던 2007년 12월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었던 시기다.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최 회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이유다. 최 회장은 1989년 옛 민자당 경주지구당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경북도의회 4선 의원을 지내는 등 정치권과의 인연도 이어갔다.
검찰의 이번 수사도 결국 'MB맨'으로 꼽히는 최 회장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농협중앙회장으로 취임한 뒤 농협의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등 성과도 냈다. 지난 2011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농협법 개정을 이끌어낸 것. 최 회장은 2011년 말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다. 최 회장의 연임이 결정된 시기도 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었다.
물론 2011년 4월 발생한 농협 전산망 장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검찰이 31일 임의제출 형식으로 농협은행을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최 회장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찰은 최 회장이 리솜리조트에 특혜성 대출을 지시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공교롭게 최 회장의 전임자들도 불명예퇴진한 전례가 있다. 1988년부터 민선으로 선출된 농협중앙회장은 1~3대 회장이 모두 검찰에 구속됐다.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 등이었다. 그만큼 농협중앙회장의 힘이 크다는 방증이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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