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와이프', 엄정화표 코미디 기대되는 이유 [영화공감]

성선해 기자 2015. 7. 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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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충무로 대표 팔색조 배우 엄정화의 신작 영화 '미쓰 와이프'(감독 강효진ㆍ제작사 아이비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엄정화는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한국의 마돈나'이자 '섹시 디바'이지만, 사실 출발점은 배우였다. 그는 영화 '결혼 이야기'(1992)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지난 2002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연기 활동을 재개한 뒤 그는 지극히 일상적인 인물에서부터 연쇄살인범까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배우로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 결과 엄정화는 오늘날 충무로에서 단독 주연이 가능한 여배우들 중 하나가 됐다.

◆ '결혼은 미친 짓이다'(1997) : 스크린으로 영역을 확장하다

1990년대 중반 가수 활동에 집중하던 엄정화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1997)로 연기 활동에 복귀했다. 이 영화는 결혼이란 소재를 보다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묘사하며, 남녀 관계의 종착역으로 여겨지던 결혼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극 중 조명 디자이너 연희로 분한 엄정화는 과감한 노출과 도발적인 대사로 모험을 감행했다. 이를 통해 엄정화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엄정화는 노출보다는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 영화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여자 연기상을 수상해 평단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싱글즈'(2003)에서도 엄정화는 자유연애주의자이자 비혼모인 동미 역으로 당당하고 개방적인 캐릭터를 이어갔다. 사회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당당한 여성상은 그가 무대에서 가수로 보여주던 화려한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그 결과 '싱글즈'는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 '오로라 공주'(2005), 엄정화가 하면 엄마 역도 다르다

많은 여배우들의 고민 중 하나는 엄마 역을 맡는 시기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이는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이 되어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엄정화는 방은진 감독의 '오로라 공주'(2005)에서 엄마 역으로 첫 단독 주연을 맡았다. 극 중에서 그는 강간당한 채 변사체로 발견된 딸에 대한 복수로 연쇄 살인마가 된 엄마 정순정 역을 연기했다.

하지만 엄정화는 '엄마'라는 배역 자체보다 엄마라는 배역의 새로운 방향성에 주목했다. 스릴러물인 '오로라 공주'는 엄마라는 배역이 다른 방향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헌신적인 모성애란 틀에 갇히지 않았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영화의 초점은 고통 받는 모성에 맞춰져 있었다. 물론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밖에 없는 모험에 가까운 선택이다. 첫 단독 주연을 엄마 역을 맡는 것이 여배우로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정화는 혼신의 열연으로 연쇄살인범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정순정의 광기와 순수함을 동시에 표현해 '역시 엄정화'라는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 '호로비츠를 위하여'(2006), 화려함 지운 디바의 민낯

그렇다고 해서 엄정화가 파격적인 역에만 욕심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00년 개봉한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하 '홍반장')에서 푼수기 가득한 치과의사로 변신했다. '홍반장'에서 엄정화는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적정선을 지킬 줄 아는 코미디 연기로 주연이었던 김주혁의 든든한 파트너가 됐다.

사실 엄정화는 때와 상황에 맞춰 자신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법을 아는 배우다.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그는 피아노 학원장 지수 역을 맡아, 평범한 일상이 드러나는 연기를 펼쳤다. '섹시 디바'나 '한국의 마돈나'로 불리던 아우라는 간데없었다. 그의 영민함과 천부적인 재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 그는 이 영화로 대종상, 청룡영화상 등 후보에 지명되기도 했다.

◆ 댄싱퀸(2012) :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받다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면서 연기력과 스타성을 입증한 엄정화는 '해운대'(2009)를 통해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한다. 이후 '댄싱퀸'(2012)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는 티켓파워까지 갖춘 배우로 인정받게 됐다.

'댄싱퀸'은 어쩌다 보니 서울시장 후보가 된 황정민과 우연히 댄스가수가 될 기회를 얻은 왕년의 신촌 마돈나 엄정화의 꿈을 향한 이중생활을 다룬 영화다. 극 중 본명인 엄정화로 출연한 그는 주부, 사모님, 댄스 가수 등 상황에 맞는 연기로 영화 속 인물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또한 30대 주부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아낌없이 망가졌다.

사실 '댄싱퀸' 속 신촌 마돈나 캐릭터는 엄정화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도 했다. 노래와 춤, 연기를 모두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엄정화 외에는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였다. 무엇보다 가수와 여배우로서 모두 인정받는 엄정화에게 딱 맞는 옷이었다.

관객들 역시 엄정화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알아봤다. '댄싱퀸'은 400만이 넘는 관객들을 끌어 모아 엄정화를 코미디 퀸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 미쓰 와이프(2015) : 우리가 보아온 엄정화의 모든 것

8월 13일 개봉을 앞둔 '미쓰 와이프'는 엄정화의 연기 변주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미쓰 와이프'에서 그는 1인 2역을 맡아 극과 극의 삶을 연기했다.

'미쓰 와이프'는 잘 나가는 싱글 변호사 연우(엄정화)가 우연한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로 한 달간 대신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물이다.

0.1% 골드미스의 삶을 살다가 하루아침에 늘어진 티를 입은 아줌마가 된 그는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허우적댄다. 관객에게는 꽤 익숙한 설정임에도 이를 살려내는 엄정화의 코미디 연기 내공이 돋보인다. 이후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가족애를 깨닫게 된 연우의 변화는 정극에 가깝다. 엄정화는 섬세한 감정연기로 인물의 변화를 세심하게 그려낸다. 그렇기에 정극 연기부터 코미디 연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온 엄정화의 내공이 발휘되는 작품이다.

지난 1992년 데뷔 이후 24년간 엄정화가 걸어온 길은 의외성의 연속이었다. 음악적으로는 새로운 스타일로 트렌드를 제시했다. 또한 스크린에서는 끊임없이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것을 갈망했다. 그 결과 배우 엄정화는 한가지 수식어로만 국한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결을 가지게 됐다. 이는 그가 충무로에서 원톱 주연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여배우로 성장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미쓰 와이프'는 설정상 독선적인 개인주의자에서 지극히 일상적인 가정주부까지 1인 2역을 오가야 한다. 그간 엄정화가 구축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한마디로 그가 현재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눌러 담은 종합선물세트에 가깝다. 또한 블록버스터들이 포진한 성수기 극장가에 유일한 한국 코미디물이기도 하다. 엄정화표 코미디 '미쓰 와이프'가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영화 스틸컷]

엄정화 미쓰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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