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현수막 밟고 선 농민들 "마지막 경고다"

임성현,남소연 2015. 7. 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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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국농민회총연맹 새누리당 현수막 반납 기자회견

[오마이뉴스 임성현,남소연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밥쌀용 쌀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쌀 관세화 전면개방 과정에서 '우리쌀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던 새누리당의 현수막을 밟고 올라섰다.
ⓒ 남소연
"현수막을 저기(새누리당사)에 보이게 놓을까?"
"어차피 보지도 않아요. 밟아, 밟아."

성난 농민들이 새누리당 현수막을 밟고 서서 '밥쌀 수입'을 강행하려는 정부를 규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아래 전농)은 31일 오후 1시, 새누리당 여의도당사 앞에서 '새누리당 현수막 반납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밟은 빨간색 현수막엔 "우리 쌀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라는 '여당의 약속'이 적혀 있었다. 지난해 새누리당이 농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역마다 설치한 홍보용 현수막이었다.

전용중 전농 경기도연맹 사무처장은 "지난해 농민에게 쌀값을 지켜내겠다고 한 새누리당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대로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라며 구호를 선창했다.

"국민 배신 농민 배신, 밥쌀 수입 중단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라!", "새누리당 해체하라!"라는 구호가 새누리당사 앞 거리에 울려 퍼졌다. 구호를 외치는 농민들 뒤편 새누리당 건물 입구에는 수십 명의 경찰이 지키고 있었다. 건물 벽엔 "공천권을 국민에게"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흉년이든 풍년이든 농민은 한숨"

불볕더위에 대비하려 밀짚모자를 눌러쓴 10여 명의 농민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열리는 '밥쌀용 쌀 수입 저지와 박근혜 정부·새누리당 규탄 전국농민대회(아래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한 강원도·경기도연맹 소속 농민들이었다.

유양희 전농 강원도연맹 사무처장은 새누리당사 건물 벽에 걸린 '공천권을 국민에게'라고 적힌 현수막을 가리키며 "작년에도 온 국민에게 우리 쌀을 지키겠다며 거짓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분개했다. 그는 마이크를 감싸 쥔 손을 떨며 말을 이었다. 그는 "새누리당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라며 "지난해 했던 약속을 지켜라"고 강조했다.

전용중 사무처장은 "농민들이 죽어갈 때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 생각이 없다"라며 "그래서 우리 농민들이 나섰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거짓으로 가득한 이 현수막을 새누리당에 반납한다"라면서 "김무성 대표에게 현수막을 전달하려 했으나, 새누리당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전용중 사무처장의 말이 끝나자 농민들은 현수막에 검은색 락커로 'X'를 표시하며 새누리당과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계속 외쳤다.

앞서 지난 2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4만1000톤 수입에 대한 구매입찰을 공고했다. 그중 밥쌀용은 3만 톤이었다. 이에 전농은 "밥쌀 수입이 의무가 아님에도 관세율 513%를 지키겠다는 이유로 밥쌀을 수입해 쌀값 폭락에 기름을 부었다"고 반발했다.

전농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다음 달 13일 식량정책포럼을 열어 농민들과 쌀 수입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부가 지난 23일 밥쌀용 쌀 수입을 개진하겠다는 뜻을 '기습 발표'했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이에 전농은 "농식품부는 자신들이 만든 대화기구마저 발로 차버리고 쌀 수입 발표를 한 것"이라는 반대 성명을 지난 24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신동선 전농 경기도연맹 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뒤통수 친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정부의 쌀수입 정책으로 인해 농민들은 흉년이 들어도 한숨, 풍년이 들어도 한숨"이라고 토로했다. 신 의장은 "밥쌀 수입 저지는 식량 주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밥쌀 수입이 중단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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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임성현 기자는 오마이뉴스 22기 대학생 인턴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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