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분석]'툴로·프라이스 영입' 토론토, 22년 숙원을 위한 올인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5. 7. 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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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해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돌풍이 짜릿함을 준 이유는 만년 꼴찌팀의 반란이었기 때문이다.

캔자스시티하면 대표적인 ‘안 되는 팀’의 전형. 전력은 약하고 뽑는 유망주마다 실패하고 시장도 작아 가망성이 없어보였다. 그러나 불펜·수비·주루라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가치로 월드시리즈 정상 문턱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캔자스시티의 돌풍을 뒤에서 씁쓸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팀이 있었다. 바로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그 주인공. 캔자스시티가 무려 29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이제 포스트시즌에 가장 오랫동안 나가지 못한 팀이 바로 토론토가 된 것(미국 프로스포츠에서 토론토보다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팀은 없다).

1993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끝으로 포스트시즌을 무려 22년 동안 오르지 못하고 있는 토론토 팬들에게 1994 한국시리즈 우승 후 21년간 우승을 못하고 있다고 슬퍼하는 LG트윈스의 고민은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토론토가 더 이상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시즌도 못 나가본 팀’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눈앞에 두고 사실상 트레이드 매물 중 ‘빅3’로 여겨졌던 선수 중 무려 2명이나 영입하며 2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선언했다.

툴로위츠키(왼쪽)와 프라이스

토론토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주전 유격수 호세 레이예스와 마이너리그 우완 투수 제프 호프먼, 미겔 카스트로, 헤수스 티노코를 내주고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툴로위츠키와 불펜 라트로이 호킨스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최고 유격수 툴로위츠키 영입은 상당히 의외였다. 사실 툴로위츠키는 이미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트레이드설이 나돌았다. 팀 성적이 부진한 데 반해 툴로위츠키의 능력은 전 구단이 탐낼 정도로 절대적이었기 때문.

비록 쿠어스필드라는 타자친화구장을 썼다할지라도 통산 타율 2할9푼9리에 장타율이 5할1푼4리인 것은 그가 유격수 포지션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랄만한 성적이다.

그가 으뜸 유격수라는 점은 단순히 프로 데뷔 10년간 올스타 5회, 실버슬러거 2회, 골드글러브 2회, MVP투표 10위권 3회 등의 수상경력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에서도 첫 풀타임 시즌인 2007년 이후 WAR 35.3으로 유격수 전체 1위에 올라있다.

놀라운 것은 단순히 공격만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이다. 수비 WAR도 81.7으로 2007년부터 활약한 유격수 전체 6위에 해당한다. UZR/150(150경기에 출전했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수준 선수보다 얼마나 실점을 막아냈나를 보여주는 지표)에서도 같은 기간 유격수 4위(5.3 1위 안드렐톤 시몬스 21.5)에 올라있다. 그야말로 공수를 겸비한 완벽한 유격수인 셈.

하지만 그와 토론토는 상당히 극악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일단 토론토가 메이저리그 구장을 통틀어 단 두 군데밖에 없는 인조잔디를 사용하는 로저스 센터를 홈으로 한다는 점이다. 토론토의 추운 기후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지만 인조잔디는 천연잔디에 비해, 특히 내야진에게 부상을 상당히 유발하게 한다. 풀타임 시즌 이후 9년간 연간 평균 114경기밖에 못나갈 정도로 늘 부상에 신음하는 툴로위츠키가 과연 로저스 센터에서 지속적으로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상 위험이 큰 인조잔디를 가지고 있는 토론토 로저스 센터

그래도 토론토 입장에서는 호세 레이예스가 보여주던 허술한 수비력을 보완함과 동시에 중심타자의 영입으로 가뜩이나 강한 타선에 해결사를 더했다.

툴로위츠키 영입에 일부 여론은 ‘토론토에게 필요한 건 타선이 아닌 투수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토론토 타선은 30일까지 팀 출루율이 무려 3할3푼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 팀득점은 압도적 1위(538득점, 2위 뉴욕 양키스 479득점)에 해당할 정도였다. 반면 투수진은 평균자책점이 4.02로 메이저리그 21위, 선발 평균자책점은 22위였다.

토론토 운영진은 이 같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나 한 듯 31일에는 2012년 사이영상의 주인공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영입한 것.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프라이스의 존재는 다소 의문이 많았던 토론토 선발진의 급을 격상시키는 신의 한수였다.

토론토는 프라이스를 영입하는 대신 투수 다니엘 노리스와 맷 보이드 그리고 하이로 라보트를 내준다.

‘너클볼러’ R.A디키까지 보유하며 2012년 양대리그 사이영상을 모두 보유하게 된 토론토는 비록 프라이스가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할지라도 남은 반 시즌 동안 현재의 애매한 위치(52승51패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공동2위)를 벗어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 뉴욕 양키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저력이 무섭긴 하지만 프라이스-디키-마크 벌리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분명 이름값 등을 비교해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상위권 안에 들어갈 수 있다.

결국 토론토는 역대급 ‘올인’을 선언했다. 사실 토론토는 2012시즌을 마칠 때까지 5년 연속 지구 4위로 ‘4론토’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이에 분노한 토론토는 2013시즌을 앞두고 당시 팀 유망주 10위권 안에 5명을 내주고 2억2,000만달러를 떠안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2013시즌 도리어 지구 5위, 2014시즌 3위로 여전히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멀자 팬들은 지쳐갔고 수뇌부도 힘들어했다. 결국 그들의 선택은 ‘포기’가 아닌 ‘끝까지 간다’였다. 이미 토론토의 예산은 최대치에 다다랐다. 그리고 이제는 유망주까지 포기하고 달리는 길을 선택했다.

과연 22년간 풀지 못했던 숙원은 이번만큼은 풀 수 있을까. 올해 성적에 따라 토론토의 22년의 숙원은 여기서 끝나느냐 혹은 더 오랫동안 이어지느냐로 확정될 것이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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