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기행 | 전국 물회 열전] 여름 삼복더위? "시원하게 말아 먹었네"

글·손수원 기자 2015. 7. 14. 14: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해안·남해안의 별별 물회 열전잡히는 해산물, 지역색 따라 고추장, 식초로 맛 내

여름엔 오장육부를 시리게 만드는 시원한 음식이 별미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수박이며 눈꽃송이처럼 곱게 간 팥빙수, 이를 시리게 만드는 물냉면 등 더위를 이기게 하는 음식은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물회는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으로 달아난 입맛을 되찾게 해주는 여름별미로 손꼽힌다. 계절마다 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의 종류도 가지각색, 그리고 지역마다 만드는 비법도 다양한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물회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월간산]

지금이야 물회가 전국구 음식이 되었지만 과거 물회는 뱃사람들의 음식이었다. 뱃사람들은 어업을 나갈 때 고추장과 된장을 가지고 나갔다. 그리고 잡은 생선을 즉석에서 회를 떠서 먹다 남은 채소를 넣고 물을 부어 고추장과 된장을 넣어 비벼 먹었다.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는 어업현장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물마시듯 후루룩 먹을 수 있는 물회는 그들만의 ‘행동식’이자 체력을 보강하는 스태미나 음식이자 해장음식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어부들의 ‘행동식’이었던 물회는 1970년대부터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여름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동해안 물회도 지역에 따라 재료와 맛이 각양각색이다. 우리나라에서 물회로 유명한 곳은 강원도 속초와 경북 포항, 전남 완도, 제주도 서귀포 등이다. 요즘은 물회도 체인점이 생기고 재료와 만드는 방법 등이 많이 평준화되었지만 같은 강원도라도 포구마다 만드는 방법이 다르고 경북 해안도 위치에 따라 재료가 달라진다.

사골육수에 진한 고추장 맛, 고성·속초 물회

남한의 최북단 강원도 고성 지역의 물회는 해산물이 총집합한다. 가자미 세꼬시와 오징어, 해삼을 기본으로 전복, 멍게,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맹물에 고추장을 풀어 해산물을 넣고 오이, 배, 청양고추, 설탕, 깨 등을 고명으로 얹는다.

커다란 그릇에 담은 물회를 각자 떠먹는 것도 특징이다. 횟감을 다 먹은 후에는 밥이나 국수를 말아먹는다. 이렇게 다양한 해산물을 넣은 모둠물회는 고성부터 강릉까지 대부분 비슷하다.

[월간산](위부터) 성게. 째복. 가자미

속초등대전망대 근처의 돌섬횟집(033-633-6996)에서는 이 모둠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이 식당에서는 사골을 5~6시간 우려내 육수를 낸다. 그리고 각종 과일을 갈아 넣어 고추장 양념을 만들어 사골육수에 풀어낸다.

“속초물회의 특징은 약간 텁텁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난다는 겁니다. 사골육수를 사용해 투박한 맛이 나지요. 손님들은 깊은 맛이 난다고 해요.”

돌섬횟집의 음식을 책임지는 임금자 사장은 “물회에 밥이나 국수를 말아 먹으면 한 끼 식사로 든든하고 해산물을 더 넣으면 술안주로도 최고”라고 했다. 또한 물회에는 제철에 나는 생선과 해산물을 넣기 때문에 가장 영양분이 많은 시기에 가장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처음부터 뜨거운 밥을 물회에 말면 해산물이 익어 제 맛을 잃게 되니 밥은 해산물을 다 건져 먹은 후 마지막에 넣어 먹어야 맛있어요.”

참고로 물회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5~10℃ 사이다. 너무 차가우면 혀가 마비되어 세세한 맛을 느낄 수 없고, 미지근하면 횟감이 물러진다. 강원도등산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이상식 대표가 운영하는 돌섬횟집에서는 속초를 찾는 등산객을 위해 등산복을 입은 손님에게는 음식 값의 5%를 할인해 주기도 한다.

오징어가 많이 나는 속초는 아바이 마을의 오징어순대와 함께 오징어물회가 명물이다. 오징어물회는 ‘오징어물국수회’라고도 부른다. 오징어나 한치를 국수처럼 가늘게 썬 뒤 오이, 양배추, 양파, 깻잎을 채 썰어 초고추장이나 겨자를 푼 육수에 말아 먹는다.

[월간산]

‘째복’이라고 아세요? 양양 째복물회

이름이 특이하다. ‘째복’은 동해안에서만 나는 작은 조개다. 민들조개라고도 무르는데 백합, 바지락 등과는 달리 크기나 모양이 ‘째째하고 보잘 것 없다’는 뜻에서 ‘째복’이라는 다소 볼품없는 이름이 붙었다.

째복물회는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한 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양양의 수산항물회(033-671-0750)는 째복 요리 전문점이다. 째복을 데친 문어와 함께 내는 째복문어물회(1만5,000원)와 째복물회(1만2,000원)가 주 메뉴다. 육수는 고성· 속초와 비슷한 고추장 육수다. 생선살이 아닌 조갯살이 들어간 째복물회는 부드러운 식감과 더불어 조개 특유의 담백한 맛을 낸다.

물회의 명품, 강릉 성게물회

성게는 과거 거의 전량이 일본으로 수출돼 전복과 함께 ‘몸값 높은’ 해산물 중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중국산 성게가 일본에 수출되면서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흔하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성게는 7월부터 알이 차기 시작해 8월 말까지가 가장 맛있다. 빨간 고추장 국물에 각종 세꼬시와 노란 성게알이 얹어 나오는데, 곳에 따라 전복이 곁들여지기도 한다. 오징어나 생선과는 달리 성게는 씹는 맛보다는 부드럽게 혀에 감기는 쌉쌀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돌고래횟집(033-644-1237, 성게알모둠물회 1만5,000원), 봉포머구리집(033-631-2021, 성게해삼모둠물회 1만2,000원).

[월간산]

물을 거의 넣지 않는 울진·영덕 물회

울진과 영덕 지역은 오징어물회를 주로 먹지만 전통적인 물회는 따로 있다. 이 지역의 전통 물회는 육수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참기름, 설탕, 깨, 파 등의 양념을 가장 밑에 깔고 그 위에 오이나 배 등을 채 썰어 놓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자미 세꼬시와 소라 등의 해산물을 올린다. 중요한 건 여기부터다. 육수를 붓는 대신 고추장을 한 숟가락 듬뿍 얹고 재료가 잘 섞일 수 있게 맹물을 반 컵 정도만 부어 비빈다. 여름에는 얼음을 넣으므로 물은 더욱 적게 들어간다. 어찌 보면 회 무침과 비슷하다. 요즘에는 손님들의 입맛에 맞게 육수를 따로 내 기호에 맞게 부어 먹도록 하는 곳이 많다.

가장 대중적인 맛, 포항 물회

포항물회는 가장 대중적인 물회다. ‘포항물회’라는 이름을 브랜드화하면서 전국에 체인점도 생겼다. 포항물회는 오징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도다리, 넙치, 우럭 등 부드럽고 비린내가 적은 흰살 생선의 횟감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은 놀래기, 쥐치, 꽁치, 멍게 등의 재료를 쓰기도 한다. 뼈째 먹는 막회(세꼬시)를 넣는 강원도 지역과는 달리 살점만 포를 떠 넣는 것도 포항물회의 특징이다. 속초와 비슷하게 고추장 양념소스를 사용하는데, 매실 엑기스와 다시마 엑기스, 꿀 등의 천연재료를 넣어 차별을 두었다.

포항에서 물회 식당이 몰려 있는 곳은 죽도시장과 북부해수욕장, 구룡포시장 등이다. 포항물회는 생선과 채소를 고추장에 비빈 후 물을 타 먹는 것이 ‘오리지널’이지만 최근에는 고추장 육수 대신 맵고 달고 개운한 맛을 내는 특제육수를 사용하는 퓨전 물회도 늘었다.

[월간산]

북부해수욕장 근처의 ‘마라도횟집(054-251-3850)’은 ‘최강달인물회’로 유명하다. 이 집 사장이 한 TV프로그램에 도다리물회를 들고 강원도 오징어물회와 서울 참치물회와 맛 대결을 펼쳐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때 들고 나간 물회를 상품화한 것이 바로 최강달인물회(2만2,000원)다. 이 물회에는 참도다리에 자연산 전복, 멍게, 소라 등이 들어간다. 육수는 매실과 아카시아 꿀, 다시마 엑기스, 제철과일 엑기스를 넣어 슬러시처럼 살짝 얼려 나온다.

 남도의 새콤한 맛, 완도 전복물회

전복의 고장 완도에서는 물회도 전복이 대세다. 오이와 양파, 당근 등의 채소가 들어가는 것은 여느 지역과 같지만 매운 고추장 소스 대신 물에 식초와 소금, 설탕으로 간을 하는 것이 다르다.

고추장 등 센 양념을 넣지 않으니 전복의 고유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면이나 밥을 말아 먹지는 않는다. 전복물회와 가장 잘 어우러지는 별미는 전복버터구이. 살아 있는 전복에 버터를 얹어 그대로 구워내 새콤한 물회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아시나요식당(061-554-3049, 전복물회 3만 원).

해녀들의 바다 맛, 제주도 자리물회와 한치물회

자리돔은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바닷물고기다. 옛날 제주도 사람들은 바다에서 자리돔을 잡으면 그 자리에서 회를 쳐 된장과 식초를 푼 물에 넣어 먹었다. 이것이 지금의 자리물회다.

[월간산]

‘자리돔’이란 말은 잔(작은) 돔이란 뜻으로 전어와 함께 뼈째 먹는 생선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자리돔은 제주도 모슬포나 서귀포 보목포구 것이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제주도에서는 자리돔을 뼈째 된장에 무쳐 먹거나 된장소스에 말아 먹는데, 요즘은 육지 사람들을 위해 뼈를 발라서 요리하는 곳도 많다.

크기는 작지만 맛은 오징어 저리 가라는 한치도 빼놓을 수 없다. 한치는 화살오징어라고도 부르는데, 씹히는 맛이 오징어보다 훨씬 부드럽고 감칠맛 있다.

제주도는 자리물회나 한치물회 모두 된장 양념소스를 사용한다. 보목해녀의 집(064-732-3959, 자리물회·한치물회 각 1만 원), 산지물식당(064-752-5599, 자리물회·한치물회 각 1만 원).

1 강원도 고성 물회

다양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는 모둠물회. 맹물이나 사골육수에 고추장 양념을 풀어 시원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난다.

가진부부횟집 033-681-1599
선영이네물회전문점 033-632-1590
바다활어회타운 033-681-1114

[월간산]

2 속초 물회

고성 물회와 비슷하다. 매콤한 물회의 해산물을 먼저 건져 먹고 밥이나 국수를 말아 먹으면 별미다. 오징어 물회도 인기가 좋다.

돌섬횟집 033-633-6996 
청초수물회 033-632-3900 
구구집 033-636-1888 
봉포머구리집 033-631-2021

3 양양 째복물회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양양의 수산항물회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다. 회가 들어간 물회에 익숙하지 않은 ‘물회 초보’들에게 권할 만하다.

수산항물회 033-671-0750  

[월간산]

4 강릉 성게물회

성게는 7월부터 알이 차기 시작해 8월 말까지가 제철이다. 빨간 고추장 국물에 아이스크림처럼 얹어진 노란 성게알은 입에서 살살 녹는다.

돌고래횟집 033-644-1237
장원물항각 033-644-0327

5 경북 울진·영덕 물회

오징어물회가 많다. 양념은 위쪽 지방과 마찬가지로 고추장이 기본 베이스다.

울진자연회식당 054-783-7221
영덕물회막회 054-733-9672

6 포항 물회

가장 대중적인 물회. 도다리, 넙치, 우럭 등 부드럽고 비린내가 적은 흰살 생선의 횟감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

마라도횟집 054-251-3850
오대양물회 054-244-7164
연다라횟집 054-244-7046 

7 전남 완도 전복물회

고추장 소스 대신 물에 식초와 소금, 설탕으로 간을 한다. 소면이나 밥을 말아 먹지 않는다.

아시나요식당 061-554-3049 
해궁횟집 061-554-3729
대성회식당 061-554-5164 

8 제주도 자리물회와 한치물회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리돔으로 만든 물회. 싱싱한 한치 물회가 별미. 제주도 물회는 된장 양념소스를 사용한다.

보목해녀의 집 064-732-3959
산지물식당 064-752-5599
유리네 064-748-0890

집에서 물회 만들기

소요시간 30분

2인분 기준

• 재료 •

회 200g(아무 종류나 상관없음), 오징어·멍게·해삼(선택), 오이, 양파, 당근, 깻잎, 배 약간씩, 소면, 양념소스(고추장, 물엿, 사이다, 식초, 설탕, 참기름, 통깨)

• 조리법 •

1

채소과 과일을 가늘게 채 썬다.

2

고추장, 물엿, 식초, 설탕, 참기름, 깨를 사이다와 섞어 양념소스를 만든다. 미리 만들어 24시간 정도 숙성시켜 놓으면 맛이 더 좋다.

3

큰 양푼에 회를 넣고 설탕을 조금 뿌려 조물조물 무치고 참기름을 얹는다.

4

무친 회에 썰어놓은 채소와 과일을 넣는다.

5

만들어놓은 양념소스를 붓고 기호에 따라 해산물을 추가한다.

6

차가운 물을 적당량 붓고 얼음을 띄운다. 이때 얼음이 녹으면서 싱거워지므로 처음엔 약간 매운 느낌이 들게 물을 붓는다.

 [계곡 산행 가이드 | 오대산] “산수화가 그대로 현실이 되는 명승지 제 1호”

진고개휴게소~노인봉~청학동 소금강계곡 13.5km

물회로 입맛을 되찾았다면 눈 호강도 해보자. 오대산 노인봉 동쪽의 청학동 소금강계곡은 삼선암, 식당암, 귀면암 등의 기암과 금강연, 무릉계, 연화담 등의 소와 담, 구룡폭포, 낙영폭포 등의 폭포 등 산수화 같은 절경으로 ‘오대산의 비경’으로 손꼽히며 1970년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되었다.

소금강이라는 이름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강릉으로 온 율곡 이이가 청학동계곡을 찾았다가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유청학산기(游靑鶴山記)’라는 기행문에 ‘청학동 계곡의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적었고, 그 이후 소금강(小金剛)으로 불렸다.

소금강계곡 산행은 해발 960m의 진고개휴게소에서 시작해 노인봉(1,338m)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온다. 산행기점인 진고개휴게소에 차를 한 대만 가지고 왔다면 휴게소에서 대리운전(011-378-7262)을 맡기면 알아서 소금강계곡 식당가에 주차해 준다. 소금강계곡으로 하산해 식당가에 문의하면 개인차량으로 3만 원에 진고개휴게소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택시를 부를 경우에는 4만 원 정도 받는다.

휴게소 정면에서 왼쪽에 탐방안내소와 등산로 입구가 있다. 탐방객 수를 세는 출입구를 지나면 돌계단을 올라 초원지대 같은 곳을 지난다. 오른쪽으로는 노인봉이 조망된다. 약 1km를 지나면 ‘마의 600계단’으로 불리는 나무계단을 만나지만 산행 초반이라 힘에 부칠 정도는 아니다.

나무계단을 지나면 노인봉까지는 트레킹 코스와 다를 바 없는 무난한 오르막이다. 나무가 우거진 산길 오른쪽으로 황병산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노인봉삼거리에 닿으면 노인봉까지는 300m 정도를 갔다가 되돌아와야 한다.

노인봉 정상 부근에 약간의 바위지대가 있지만 힘든 정도는 아니다. 노인봉 정상의 해발은 1,338m. 진고개휴게소에서부터 3.9km의 거리에 해발 380m 정도를 높인 셈이다. 휴게소에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다지 넓지 않은 노인봉 정상에는 정상석과 더불어 빼어난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동쪽으로는 매봉과 소황병산, 황병산, 날이 좋으면 주문진 앞바다까지도 보인다. 북쪽으로는 응봉산과 멀리 점봉산의 모습도 조망된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100m 정도 내려오면 무인대피소가 있다. 간이화장실과 탁자 등이 있지만 국립공원의 대피소라 취사나 야영, 비박은 할 수 없다.

 대피소를 지나면 낙영폭포까지 코스 중 가장 험난한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낙영폭포까지의 1,7km 구간은 급경사에 돌이 험하게 깔린 곳이라 조심해야 한다. 남쪽으로 대간과 대간에서 청학동으로 뻗어 내린 능선을 조망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시간 20분 정도 가파르게 내려오면 낙영폭포에 이른다. 낙영폭포부터 완만한 산책길이 나오며 소금강계곡이 펼쳐진다. 이후 광폭포와 삼폭포 등을 만나지만 본격적으로 소금강계곡의 비경이 펼쳐지는 것은 백운대부터다.

넓은 마당바위가 펼쳐진 백운대는 족욕을 하며 쉬어가기에 딱 좋은 곳이다. 작은 돌이 커다란 바위를 받치고 있는 뜬 바위가 눈길을 끈다. 백운대를 지나면 만물상이 나온다. 금강산 만물상과 비슷하게 생긴 이 바위에는 귀신의 얼굴을 닮았다는 귀면암이 있는데, 이 또한 금강산의 귀면암과 흡사하다.

만물상을 지나면 구룡폭포에 닿는다. 용이 꿈틀거리는 듯 힘이 넘치는 9개의 폭포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폭포의 규모가 커지면서 수직폭, 와폭, 둥근 소와 찌그러진 형태의 소 등 폭포의 진수를 보여 주지만 조망대에서는 8, 9폭포만 볼 수 있다.

구룡폭포를 지나 가장 볼거리는 식당암(食堂岩)이다.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자 아미산성에서 군사를 조련시키면서 이곳에서 밥을 먹었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 곳이다. 또한 율곡 선생이 청학동에 들어와 공부하면서 밥을 지어먹던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식당암에서 작은 사찰인 금강사와 연꽃 형상의 연화담, 십자소를 지나면 무릉산장 주차장에 이르면서 산행이 끝난다. 이 근방의 계곡은 ‘무릉계’로 부르는데, 복숭아나무와 벚나무 꽃이 만개하면 무릉도원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소금강계곡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보는 경치가 더 좋다. 하지만 계곡부터 시작하면 해발 280m부터 1,300m까지 고도를 높여야 해서 다소 힘들다. 노인봉을 지나 계곡을 내려오면서 수시로 뒤를 돌아봐야 소금강의 비경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 명소 곳곳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포인트를 놓칠 염려는 없다. 진고개정상휴게소에서 소금강분소까지 총 13.5km에 6시간 정도 걸린다.

 강릉 오대산 소금강계곡

13.5km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 교통 •

동서울터미널(하루 21회)과 고속버스터미널(하루 46회)에서 강릉까지 버스가 오간다. 강릉에서 진고개정상휴게소까지는 진부나 주문진까지 버스 이용 후 택시를 탄다. 자가용은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으로 나와 ‘주문진, 오대산 방향’ 6번국도를 따라 진고개정상휴게소까지 간다.

• 숙식(지역번호 033)•

소금강계곡 입구에 식당 겸 민박집이 많다. 계곡 입구의 소금강자동차야영장도 이용해 볼 만하다. 요금 1만6,000원.

▶ 실컷 놀았는데도 저녁… '한나절 행복' 찾아 춘천으로, 파주로

▶ 안전한 산행을 위한 등산화 끈 매듭법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