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학교 앞 빨간집(유흥업소)이 사라졌어요

박종일 2015. 7. 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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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3일 지역사회와 함께 청소년 유해업소 근절 나선 이래 한달 여 만에 170개 업소 중 17개 업소(10%) 퇴출 이끌어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강북구(구청장 박겸수)는 특히 학교 주변에 밀집해 있는 불법 퇴폐주점들을 청소년 유해시설로 지정, 이들 업소들을 지역사회에서 완전히 퇴출시키기로 했다.

지난 5월 13일 학생과 학부모, 주민 등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학교 주변 청소년 유해업소 근절을 위한 범 구민운동' 발대식을 갖고 캠페인과 단속에 들어간 결과 불과 한달 여 만에 전체업소 중 10% 폐업을 이끌어 냈다.

올해 초 전수조사 결과 강북구 내 청소년 유해업소는 모두 170개. 구민운동을 벌인 이후 이 중 17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영업주가 스스로 폐업한 경우가 9곳이고, 건물주가 업소를 퇴출시킨 경우도 8곳에 이른다.

구청의 단속방법이 강압적인 것도 아니었다. 현장에서 불법행위가 적발된 경우 당연히 영업정지나 폐쇄같은 강력한 행정조치도 뒤따랐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지속적으로 영업시간에 공무원이 방문해 이런 청소년 유해업소들을 근절한다는 구청의 방침, 그리고 지역사회 전체가 구민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안내했을 뿐이다. 그런데 업소주들과 건물주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집중단속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자 특히 평소 이런 업소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이웃주민들, 이곳을 통학로로 둔 학생의 학부모들이 적극 응원하며 큰 호응을 보낸 것이다.

공무원의 단속과정에서 업소주와 실랑이라도 벌어지면 이웃 주민들이 함께 나서서 편을 들어주는 사례도 생겼다.

강북구 청소년 유해환경 개선 T/F팀 임재업 팀장은 "요즘의 단속들이 결코 일회성으로 하는 형식적 단속이 아니고 반드시 유해업소들을 근절하겠다는 구청의 강력한 의지도 엿보이는데다, 이웃 주민과 학부모 등 전반적으로 지역사회 전체가 한 목소리로 유해업소 근절을 지지하고 호응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업소주나 건물주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로 인해 이미 폐업한 17개 업소 말고도 그 밖의 많은 업소들이 최근의 분위기에 부담을 느껴 건물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을 경우 바로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귀띰했다.

강북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활동 및 캠페인과 함께 유해업소 건물주에게 임대차기간 종료 후 계약을 갱신치 않도록 협조를 구하고, 유해업소 영업주가 업종 전환을 희망하거나 폐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중소기업육성기금의 시설 개선자금 지원과 일자리 알선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서 자율적인 퇴출을 더욱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협소한 공간에 일반음식점 영업을 신고하는 등 향후 퇴폐주점으로의 불법 영업이 의심되는 경우 신고를 접수할 때 현재 구청의 강력한 유해업소 단속활동과 퇴출 의지 등을 미리 상세하게 안내함으로써 기존 업소의 퇴출 못지 않게 새로운 업소의 발생을 막는데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미 학교주변에 자리 잡은 170개소 유해업소를 짧은 기간 내에 근절시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모두 뿌리 뽑겠다"면서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교육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함께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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