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미국 손해배상청구소송 장기화 조짐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땅콩회항' 당사자인 승무원 김도희씨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미국 뉴욕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31일 조 전 부사장 법률 대리인 등에 따르면 김씨 측은 조 전 부사장이 요구한 소송 각하와 관련, 반박 서면을 지난 29일이 아닌 오는 9월13일까지 제출하겠다고 현지 법원에 요청, 승인받았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관할법상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담당항변 취지로 소송 각하를 신청하면서 김씨 측에 지난 29일까지 반박 서면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 측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연기했다. 뉴욕법원은 양측 입장을 모두 수렴한 후 판결한다. 조 전 부사장 측이 재반박을 요구하면 심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재판부가 조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주면 항공기내 폭언·폭행 등 본안 판단 없이 소송은 각하된다. 한국 법원에서 소송할 수 있지만, '징벌적 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국내법상 소송 규모는 축소될 전망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하면 재반박 요구는 없을 것"이라며 "김씨 측도 빠른 판결을 원해 신속한 재판 진행에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땅콩회항' 당시 마카다미아를 조 전 부사장에게 제공했다가 폭언과 폭행을 당한 당사자다.
지난 3월 "조 전 부사장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해 정신적 충격을 받고 경력과 평판에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금액은 명시하지 않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가해자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더 많이 손해배상을 하게 하는 영미법 고유제도다.
김씨와 함께 폭언과 폭행을 당한 박창진 사무장도 지난 23일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뉴욕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박씨도 청구금액을 명시하지 않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박씨는 지난 8일 외상후 신경증 등을 이유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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