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절대열세는 옛말, 중국 女축구 잡아본 이들이 뜬다

임성일 기자 입력 2015. 7. 3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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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여호, 1일 오후 10시 중국과 1차전 격돌
그간 한국 여자축구는 중국에 열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서서히 옛말이 되고 있다. © News1 DB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8월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중국을 상대로 2015 동아시아연맹(EAFF) 동아시안컵 1차전을 치른다. 어떤 대회든지 첫 경기는 부담스러운데 하필 개최국과 만난다는 것은 달가울 것 없는 배경이다.

겉으로 드러난 역대 전적을 살피면 더 암울하다. 지금껏 한국 여자축구는 중국과 31번의 공식전을 치렀는데 3승5무23패, 일방적으로 밀렸다. 누가 봐도 중국의 우세를 점치는 것이 상식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속을 자세히 살피면 느낌이 좀 다르다.

여전히 세계 축구 수준과 거리가 있는 남자축구와 달리 아시아 여자축구는 강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중국, 북한, 일본의 여자축구는 강하다. 이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은 1990년대 세계를 호령했을 정도의 수준을 자랑했다. 1991년 초대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개최국이고 1995년 대회 4위, 1999년 월드컵 준우승 등 소위 ‘노는 물’이 달랐다. ‘철녀’로 불리던 쑨웬이라는 슈퍼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1990년 데뷔한 후 2006년 은퇴할 때까지 152회의 A매치에 출전했던 쑨웬은 무려 102골을 터뜨렸다. 100경기에 나서는 것도 영광스러운데 국가대항전에서 100골을 돌파한 쑨웬은 미국의 미아 햄과 더불어 1990년대 세계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1990년대 이후 비로소 싹을 틔운 한국 여자축구가 199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중국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본선이 첫 대결이었는데 0-8로 패했다. 두 번째 대결은 더 처참했다. 1991년 일본에서 열린 AFC 여자선수권에서 0-10으로 무너졌다. 다시 2년 뒤, 1993년 말레이시아에서 펼쳐진 AFC 여자선수권에서는 0-6으로 졌다. 격차가 컸다.

한국 여자축구가 처음으로 중국을 꺾은 것은 최초 만남 이후 15년이 지난 2005년의 일로, 전주에서 열린 동아시아연맹컵에서 2-0으로 이겼다. 감격스러운 승리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좀처럼 열세를 면치 못했다. 남자 한중전이 ‘공한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의 우세였다면, 여자축구 양상은 정반대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2010년 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부터 올 1월 중국에서 펼쳐진 4개국 친선대회까지 총 11번을 맞붙었는데 2승5무4패라는 기록이 나왔다. 과거를 떠올리면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다. 매 경기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고 2013년 중국에서 0-2로 패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1점차 석패였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 대결에서 3-2로 이겼다는 것은 더욱 자신감을 갖게 한다. 심지어 전반에 2골을 먼저 내주고 3골을 넣어 뒤집은 결과다. 또 고무적인 것은, 당시 짜릿한 역전승을 경험한 이들 중 대다수가 이번 동아시안컵에 참가한다는 사실이다.

김정미, 김도연, 김혜리, 심서연, 임선주, 전가을, 정설빈, 권하늘 등 이번 동아시안컵에 참가하는 윤덕여호의 주축들이 당시 중국전에서 선발과 교체로 필드를 누비며 역사를 만든 주인공이었다. 그때도 경기가 열린 곳은 중국이었다. 일방적인 응원도 이미 경험했다.

요컨대 ‘3승5무23패’라는 전적으로 섣불리 전망하기는 힘든 최근의 상황이다. 한국 여자축구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중국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여자축구 FIFA 랭킹도 17위(한국)와 14위(중국)다.

중국의 여자축구가 강하다는 것은 점점 옛말이 되고 있다. 어쩌면, 지금껏 한 번도 없었던 대중국전 A매치 2연승을 적진에서 달성할 수도 있는 기회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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