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정취를 담은 현대적 주거 공간

구성 김연정 2015. 7. 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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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식 일상에 맞는 좌식과 입식의 조화

한옥을 꿈꾸지만 관리나 단열 문제로 애써 발길을 돌리는 건축주들이 많다. 한옥의 정취를 그대로 담은 현대적인 공간은 구현하기 어려운 것일까? 여기 선보이는 세 채의 주택 설계안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우리 고유의 주거양식인 한옥은 시대적 변화를 거치면서 현대생활에 적합한 형태로 발전시키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 반면, 일본은 전후의 열악한 주택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1955년 일본주택공단(한국의 토지주택공사와 비슷한 기관)을 발족했다. 공단은 최소면적의 주택 기준으로 부부와 어린이의 별실 취침과, 식사하는 방을 분리하였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2개의 방과 식사용 공간이 별도로 필요했다. 그러나 당시에 주어진 조건인 13평(약 43㎡) 규모로는 두 개의 침실을 확보하여 분리하기 위해 부엌을 조금 넓혀 그 공간 안에 식사 공간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DK(다이닝키친 : Dining Kitchen)이다.

DK는 영미권 주택에는 없는 발상이며, 당시의 일본주택공단 설계과장의 명명(命名)에 의한 일본식 영어이다. 60년대 이후는 2LDK(2개의 방, 리빙 다이닝키친)나 3DK가 일본공단주택의 주류로 되어가지만, 2DK라는 기본에 가족 개개인의 사적공간을 더 늘려 가는 LDK라는 발상이 집단주택에서 뿐만 아니라 개별주택에 있어서도 이후의 주택건축의 기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주거환경은 일제식민지를 거치면서 서양과 일본의 영향을 너무나 크게 받았고 더욱이 6?25를 거치면서 열악한 주거 환경은 더욱 가중되었다. 이러한 시기를 겪다 보니 우리에게 맞는 새로운 주거형태를 발전시키기란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지나 196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 주택의 개별적인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1970년대 들어서 주택을 주변 환경, 공간구성, 거주자 관점으로 접근하는 노력들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의 고유의 주거공간인 한옥은 예전 그 모습 그대로이다. 시대와 주거생활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데 그에 맞는 우리의 주거형태도 발전된 모습으로 변해야 하지 않을까?

한 나라의 주거양식은 그 지역성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독자적인 일상생활의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 이에 우리의 전통적인 한옥의 주거문화와 현재 일상적인 주거환경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현대식 주택의 결합을 통한 일련의 작업들이 이루어졌다.

여주 한옥 + 양옥 복합주택 Yeoju Hyeonamri house

여주 주택의 계획은 현대식 주택과 전통 한옥 주택, 한식 담장 등 현대식과 고건축이라는 두 양식을 한 대지 안에 조화롭게 구성하는 데 있다. 대지의 남북방향을 축으로 주산을 등지고 남한강을 바라보는 전저후고(前低後高)형의 본동을 계획하였다. 그리고 동서방향으로 전통한옥과 관리동을 배치했다.

대지위치 : 경기도 여주시 여주읍 현암리 건축면적 : 2,245㎡(679.12평)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 목구조 바닥면적 : 1층 - 288.87㎡(87.38평) | 2층 - 140.21㎡(42.41평) 연면적 : 429.08㎡(129.80평)

이천 사랑방 주택 Icheon sanseongri house

현대식 공간 내에 한식 형태의 침실과 구들 사용을 위해 정지간을 설치하였다. 한식 공간인 사랑방은 건축주의 사용 외에 자녀들, 외부 손님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 진입공간과의 연계와 사용성을 고려한 땔감 반입, 서비스 공간인 보일러실과 보조주방으로의 외부동선이 연결된다.

대지위치 : 경기도 이천시 율면 산성리 대지면적 : 819.0㎡(302.19평)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 목구조 바닥면적 : 1층 - 160.39㎡(49.15평) 연면적 : 191.74㎡(58평)

제주 바이 하우스 Jeju bi-house

 bi-[bai] : 두 개, 이중

주택의 형태는 보통 독립적인 한옥 또는 현대식 주택으로 구성한다(위의 주택은 한옥과 양옥이 주동과 별동의 분리된 형태로, 주택 내에 한식 침실과 구들장 설치, 정지간을 둔 경우이다). 제주 주택은 비용은 줄이면서 현대식 주택 안에 한옥 공간을 포함해, 하나의 주택 모습으로 완성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한옥과 양옥 건축양식의 결합뿐만 아니라 구조적?재료적(콘크리트구조 + 목구조 + 황토)인 구성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의 주거 배치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집을 앉힐 때에 풍수지리에 입각하여 주택을 건축하였다. 이 주택 또한 풍수적 관점의 서사택(西四宅) 남동향 18도와 남서향 16도의 일조와 조망을 고려하여 배치하였다. 현대식 공간은 남동향에, 한옥 공간은 남서향으로 축을 달리 둠으로써 각 공간에서 시선이 비껴 보이도록 했다. 내부동선은 현대식 공간인 거실, 복도를 지나 한옥의 툇마루를 통해 한실과 외부 누마루로 이어지도록 하였다. 한옥 공간은 일곱 칸 집의 목조가구식구조의 민도리 방식으로 설계하였다. 난방은 현대식 난방 외에 구들을 들인 온돌방을 두었으며, 전면에 둔 툇마루와 누마루는 내?외부간 전이공간의 역할을 한다.

이 주택은 하나의 주택 안에서 현대식 공간과 전통 한옥의 공간을 동시에 누린다. 좌식생활에 익숙한 사랑방이나 누마루, 입식생활의 주방과 욕실 등이 공간을 사이에 두고 한데 어우러져 사는 사람에게 최적의 주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명제근

대지면적 : 1,237.65㎡(374평) 건축면적 : 1층 - 188㎡(57평) 2층 - 14㎡(4평) 연면적 : 202㎡(61.21평) 구조 : 콘크리트조(기둥식) + 목구조 + 황토 내부마감 : 바닥 - 원목마루, 황토미장 위 한지장판지(8배지) / 벽 - 황토미장 위 한지벽지, 아트 도장 / 천장 - 스기루버, 친환경페인트 도장 외부마감 : 스터코 도장, 회벽 미장 지붕 : 조경녹화, 징크, 한식기와

명제근 대표

웰하우스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주택 기획, 개발, 설계, 인?허가, 시공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주택의 전 생애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건축회사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살고 싶은 집, 갖고 싶은 집』, 『좋은 주택 만들기』가 있다. 02-579-6711, www.well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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