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세상에 단 하나"..눈으로 결제한다

유엄식 기자 2015. 7. 3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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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홍채 활용 바이오인증 기술 위·변조 사실상 불가능, 향후 ATM기 비롯한 금융결제시스템에 적용될 듯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정맥·홍채 활용 바이오인증 기술 위·변조 사실상 불가능, 향후 ATM기 비롯한 금융결제시스템에 적용될 듯]

"피부 안에 있는 정맥의 굴곡과 각도, 안구 홍채 근섬유다발의 움직임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위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30일 오후 한국은행 별관 8층 대회의실 앞. 이날 한은과 금융결제원 주최로 열린 금융분야 바이오인증 활성화 전략 세미나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들은 자사의 생체인식을 활용한 결제·인증시스템을 선보였다.

우선 정맥을 활용한 장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장비에 손등, 손가락, 손바닥 등을 갖다대면 적외선 카메라로 정맥흐름이 스캔된다. 개인의 정맥흐름 생체정보는 하나의 고유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다.

정맥정보를 인식하고 사용자로 등록한 뒤, 다시 정맥인식 장비에 손바닥을 댔다. 그러자 앞서 등록된 신상정보가 모니터를 통해 송출되고 ATM(은행자동화기기) 등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허가 메시지가 떴다. 사용자 인증이 된 것이다.

기계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카드를 집어넣을 필요가 없다. 본인의 손가락, 손바닥이 곧 보안카드이자 비밀번호인 셈이다.

안구 속의 홍채도 마찬가지. 한 홍채인식 디지털 장비 앞에 '등록'을 누르고 눈을 갖다대니 1초도 되지 않아 사용자 홍채를 인식한 아이디가 부여됐다.

한 장비는 보안성을 더해 미리 홍채정보를 시스템에 인식한 뒤 사용자가 결제나 기기사용을 원할때마다 본인 홍채를 카메라에 인식시키면 OTP(One Time Password, 1회용 비밀번호)를 생성되도록 설계됐다.

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업체 관계자는 "일반 OTP 장치들은 이미 내부알고리즘이 알려져 있어 앞으로 보안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OTP가 홍채정보를 인식한 뒤에 생성되기 때문에 해킹에 노출될 위험이 거의 없다"고 했다.

업체 관계자는 "정맥, 홍체 등 신체 내부 정보는 도난 우려가 없고 최근 기술개발로 인증 정확도도 높였기 때문에 여건만 되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본인의 생체인증이 타인과 맞을 확률은 0.00008%로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이날 소개된 정맥, 홍채 인증기들은 모두 기존 ATM기기에 탑재될 수 있다. ATM기기 1대당 장착비용은 약 30만원 안팎으로 전산 시스템 구축비용까지 고려하면 1000대에 약 7억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일본에는 이미 8만대 이상의 ATM기에 지정맥 감별장치가 설치돼 있을 정도로 상용화 단계에 있다.

이들 생체정보 인증기술은 향후 공인인증서를 대체해 금융거래에 활용할 수 있으며 출입국심사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회사의 홍채인식 장비는 다음달부터 미국 출입국심사시 활용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업체는 지문 이미지 마스킹 장비도 선보였다. 이 장비는 각종 문서에 저장된 지문날인 이미지를 자동으로 스캔해서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덮어준다.

그동안 통신사, 금융권 등 각종 계약서류에 찍힌 지문날인 등이 전자문서에 저장돼 있는데 개인정보보보법 개정으로 지문날인 부문을 모두 파기해야 한다. 그러나 수십억장에 이르는 계약서를 일일이 찾아서 지우는데는 인력적으로 한계가 있다. 60장 스캔에 40초가 소요되는 이 장비를 이런 수고로움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은은 금융업체들과 기존 보안카드, SMS(문자) 인증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간편 스마트보안카드 결제방식을 개발 중이다. 이는 금융거래를 할 때마다 매번 금융결제원이 통합발급하는 1회용 보안카드 이미지를 생성해 고객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고 이를 통해 인증함으로써 스마트폰 하나로 금융거래를 가능케하는 서비스 개념이다.

이번에 공개된 바이오인증 기술들과 접목시킬 경우 결제 보안성과 신뢰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이락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정맥, 홍채 등을 활용한 바이오인증 기술은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인증수단보다 위변조나 분실, 해킹, 제3자 도용 등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며 "다만 생체정보가 바이오페이, 바이오인증으로 현실화되기 위해선 생체인증 거부감과 불신감을 먼저 해결하고 금융기관과 IT업계간 인프라 강화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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