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왕자의 난] 그룹 분리 수순 밟을 듯, 롯데제과 등은 형에게 넘어갈수도

김참 기자 2015. 7. 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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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 /조선일보DB

롯데가(家) 형제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제는 형재간에 벌이는 폭로전이 전개되고 있다. 재계에는 이 싸움이 결국 계열 분리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가나 금호가의 경영권 분쟁도 결국 그룹이 분리되면서 끝났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지분 구조는 계열사끼리 얽히고 설킨 순환출자 구조다. 신동빈 회장이나 신동주 전 부회장 중 한 명이 절대적인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를 해석하면 둘 중 한명이 승리하더라도 그룹 전체를 독식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이전처럼 한국롯데와 일본롯데가 분리돼 운영되거나, 주력과 비주력 계열사를 나눠 지분 정리와 함께 빅딜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광윤사·L투자회사까지…이상하고 복잡한 지분 구조

롯데그룹은 국내에 83개의 계열사가 있다. 이 계열사들은 서로 지분을 나눠 보유하면서 복잡한 순환출자 형태로 돼 있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신동빈 형제 등 사주일가가 각각의 계열사를 작게는 5%에서 많게는 20%대까지 보유한 상태다. 실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13.46%, 신동주 전 부회장이 13.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롯데제과 지분율은 신동빈 5.34%에 신동주 3.95%, 롯데칠성은 신동빈 5.71%와 신동주 2.83%, 롯데푸드는 신동빈 1.96% 신동주 1.96% 등이다.

또 한국 롯데 핵심 계열사의 경우 일본에 있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등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 신영자 이사장, 신 총괄회장의 막내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부인의 딸인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 등도 1% 안팎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다.

주인이 누구인지 확실치 않는 곳도 있다. 한국 롯데의 실질적 지주사인 호텔롯데는 ‘L투자회사’ 11곳이 72%의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L투자회사는 신격호 회장의 회사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현재 누가 주인인지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 국내 롯데계열사 중 롯데제과 넘길 가능성도

동생인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이미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만큼 현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가장 원하고 있다. 그러나 표 대결에 이어 보유 지분을 가지고 계속해서 잡음이 일 경우 그룹 분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한국의 계열사 지분을 동생과 비슷하게 보유하고 있고 아버지의 지원이라는 명분도 갖춰 롯데가 이 전처럼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로 두 개로 갈라져도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매출규모만 보면 일본롯데와 한국롯데는 20배 가량 차이가 난다. 결국 한국 롯데계열사 중에서 한 두곳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넘겨야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가장 애착을 보이는 곳으로 알려진 롯데제과가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해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이면서, 동생과 지분 경쟁을 하기도 했다. 또 롯데제과는 한국롯데 중에서 유일하게 일본롯데와 사업 연관성이 큰 곳이다.

추가 변수도 많다. 아직 중립 입장으로 알려진 신영자 이사장도 자기 몫을 챙겨갈 가능성이 크다. 신동빈 체제에서 철저하게 소외받은 만큼 이번 남동생들의 분쟁 상황에서 캐스팅보드 역할을 해야한다. 어느 쪽 손을 들어주던 이에 따른 보상이 따르는 것은 자명하다.

신격호 회장 셋째 부인인 서미경씨의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도 현재로는 잠잠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자기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제과는 껌으로 시작한 롯데그룹의 모태라고 볼 수 있다”며 “신동빈 회장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계열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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