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팩트] 김보경 英워크퍼밋 '거절', 개인 아닌 '韓 전체' 문제

풋볼리스트 입력 2015. 7. 31. 11:05 수정 2015. 7. 31. 11:05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아마 앞으로는 영국 진출하기가 정말 어려워질 것 같다"김보경이 영국에서 워크퍼밋(노동허가) 발급이 되지 않아 블랙번(2부리그) 입단이 좌절된 후, 한 에이전트가 한 말이다.블랙번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새벽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대표 출신 미드필더 김보경을 영입하려 했지만 워크퍼밋 신청이 거절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김보경과 블랙번 측은 이미 양자 간의 합의서까지 작성하고 워크퍼밋 발급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워크퍼밋이 나오지 않아 모든 게 없던 일이 됐다.김보경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권상선 지스포츠 팀장은 '풋볼리스트'와의 통화에서 "워크퍼밋 기준이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했는데, 정말 발급이 거절됐다"라며 "바로 다른 팀을 찾기 위해 에이전트팀이 일을 시작했지만, 영국 내 이적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라고 밝혔다. 그는 외신이 제기한 키프러스 이적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워크퍼밋 기준의 변화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비 EU(유럽연합) 출신 선수에 대해 올해부터 워크퍼밋 기준을 더 상향조정했다. 지난해 까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 안에 있는 국가 출신에 2년 간 열린 A매치에 75% 참가해야 한다는 기준이었지만, 첫 번째 기준이 'FIFA랭킹 50위 안에 있는 국가 출신'으로 상향조정됐다. 권 팀장은 "보경이는 지난번에도 기준에 맞지 않아 추천장을 받아 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영국으로 이적했었다. 하지만 이제 위원회에서도 더 까다롭게 심사하기 시작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이는 홈그로운 제도(home-grown) 개정과 맥락을 같이 한다. 자국 선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당초 21세 이전에 영국 내에서 3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하면 홈그로운 자격을 획득했지만 개정 후에는 18세가 되기 전에 3년을 보내야 한다. 또한 1군 스쿼드 25명 중 비(非) 홈그로운 선수가 13명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17명 이하에서 4명이 축소됐다. 홈그로운 선수 중 2명은 클럽에서 직접 길러낸 선수여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FA는 리그는 강하지만 국가대표팀은 약한 이유를 외국인 선수가 많다고 진단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가 자국 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조건을 높인 것이다. 이후 김보경을 비롯해 남미 출신의 몇몇 선수가 워크퍼밋 발급이 되지 않아 이적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영국 이적이 어려워질 것"김보경의 이적 불발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다. 이적 업무를 실제로 담당하는 에이전트들은 입을 모아 "이제 웬만한 선수가 아니면 영국 내 리그로 이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에이전트는 "기존에 영국에 진출해 있는 기성용, 이청용 정도를 제외하면 재계약 시에도 워크퍼밋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윤석영은 계약이 1년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계약이나 영국내 이적을 할 때 워크퍼밋 발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의 FIFA랭킹이다. 한국은 현재 52위인데, 50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새로 이적하는 선수들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대표팀에서 붙박이로 뛰고, 유럽에서 오래 뛴 선수가 아니라면 영국 내 이적이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지금까지는 추천장을 받으면 거의 모든 선수가 워크퍼밋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이적 구단이 보증을 하고 추천서를 발급 받으면 변수 없이 입단에 성공해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 이야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구단이 추천서를 받더라도 김보경처럼 워크퍼밋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현장의 평가다. "일시적인 현상 아니다"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게 아니다. 그레그 다이크 잉글랜드FA 회장은 홈그로운 제도를 비롯한 여러 제도를 개정하면서 자국 선수의 경쟁력을 키우려 한다. 이제 한국 선수는 물론이고 비EU 출신 선수들의 영국 이적 자체의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국이 FIFA랭킹 50위 안으로 들어가면 지금보다 더 상황은 나아질 수 있지만, 2년 내 A매치 75% 출전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선수는 여전히 이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결과적으로 김보경의 워크퍼밋 발급 불가판정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한국선수들은 잉글랜드 무대에 대한 애정이 크다. 인기도 많고, 연봉수준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한국선수들은 영국 이적 전략 전체를 바꿔야 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인포G] '민낯' 공개한 K리그 심판 판정 통계EPL 메인 스폰서,'베팅업체'의 잠식축구계 취업희망자를 위한 '오프라인 특강' …수강생 모집김신욱-김영권, 동亞컵을 위해 변한 두 남자[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