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 늘었지만..경기 반등 '관건'은 소비 회복

입력 2015. 7. 31. 10:23 수정 2015. 7. 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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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악재 딛고 6월 산업생산 증가..늘어난 조업일수 영향
7월 들어 소비심리 회복세.."경기침체 국면 지속" 분석도

메르스 악재 딛고 6월 산업생산 증가…늘어난 조업일수 영향

7월 들어 소비심리 회복세…"경기침체 국면 지속" 분석도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이광빈 박초롱 기자 = 지난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를 딛고 산업생산이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은 조업일수가 늘어 광공업생산·투자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생산·투자 부문이 선방했지만 메르스로 직격탄을 맞은 소비는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위축됐던 소비가 이달 들어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안심하긴 이르다.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들어오고 있는데도 서비스업 회복세가 미진하고, 수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 불안, 미국의 금리 인상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7∼8월 소비가 앞으로의 경기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가 살아나야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2월) 이후 가장 많이 쌓인 재고가 줄면서 기업들의 생산·투자가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산업생산 4개월 만에 반등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올해 3월 -0.5%, 4월 -0.3%, 5월 -0.6%로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타다가 4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6월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메르스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6월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3.7% 줄었다. 2011년 2월(-5.8%)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그러나 광공업생산이 2.3%, 건설업은 3.9% 늘어 산업생산이 전체적으로는 '플러스'가 됐다.

광공업생산 호조는 석유정제(7.7%), 기계장비(5.3%) 업종이 이끌었다.

석유정제 업종은 5월에 유지·보수로 생산이 부진했지만 6월부터는 정상 가동되면서 생산이 큰 폭으로 늘었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용 내연기관(엔진) 생산도 증가했다.

소비와 함께 투자도 호조를 보였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3.8% 늘었고 건설기성은 토목공사 실적이 확대돼 3.9% 증가했다.

◇ 메르스, 소비에 직격탄…수출 부진 지속

생산·투자는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메르스 때문에 사람이 모이는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현상이 소비에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6월 소매판매 감소폭(-3.7%)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작년 4월(-0.8%)보다 훨씬 컸다.

소매판매 중에서는 의복 같은 준내구재(-12.1%) 판매가 가전제품 등의 내구재(-1.6%), 화장품 등 비내구재(-1.1%)보다 크게 줄었다.

메르스 여파로 6월 서비스업생산도 전월보다 1.7% 줄었다. 세월호 영향이 있었던 작년 4월(-0.6%)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다.

특히 도소매(-2.9%), 음식·숙박(-9.9%), 예술·스포츠·여가(-13.5%) 분야가 타격을 받았다.

내수와 함께 경제를 버티는 한 축인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도 크다.

7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 실적은 253억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8월 1일 발표될 7월 수출 실적도 마이너스가 불가피하고 수출은 7개월 연속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기 자체가 좋지 않아 한국의 수출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7월 들어 소매판매·소비심리 회복세

다행히 7월 들어서는 소비와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월 하반기 대형마트 매출액은 메르스 충격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달 16∼28일 대형마트 매출액은 메르스 충격 이전인 5월 16∼28일보다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몰 매출액도 10.2% 증가했다.

슈퍼마켓 매출은 0.6% 감소해 거의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백화점(-19.1%) 매출은 5월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지만, 백화점 매출은 통상 가정의 달인 5월과 비교해 7월 매출이 적다.

메르스 여파로 크게 위축됐던 기업 체감경기도 7월 들어 다소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0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소비자 심리도 서서히 풀리고 있다.

7월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관련 업종의 카드 승인액,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를 고려하더라도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늦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 "메르스 여파 7, 8월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도"

경제전문가들은 전 산업생산이 반등했지만 메르스 여파로 반등 폭이 크지 않은 점을 들어 경기침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메르스 여파가 7∼8월까지 이어지면 부진한 소비가 생산 역시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생산은 이뤄졌는데 소비가 안 된 상황이라 재고가 줄어들 때까지 생산이 제약될 것"이라며 "메르스의 부정적인 영향이 7∼8월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수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어 경기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생산이 반등한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기저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고 소진이 안 되면 산업활동동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활동 수치 자체가 추락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경기침체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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