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미완의 거탑 '김신욱 활용법' 찾을까

스포츠 = 이준목 기자 2015. 7. 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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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슈틸리케 감독은 첫 발탁한 김신욱이라는 카드를 과연 어떻게 활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거탑' 김신욱(27·울산현대)은 현재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장신 공격수다.

2012년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정상을 견인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월드컵-아시안컵-아시안게임 등을 두루 경험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꾸준한 기회에도 그 위상이 다소 모호했다. 2011년 이후 꾸준히 대표팀 붙박이 멤버로 거론됐음에도 정작 공격수로서는 이동국·박주영 등에 밀려 확실한 1인자였던 적은 없었다.

김신욱은 늘 선배들에 가린 2인자 혹은 백업멤버에 가까웠고, 주로 변화가 필요할 때 후반에 투입되거나 그나마도 롱볼에 의한 헤딩 경합으로 득점을 노리는 단순한 옵션으로만 활용되기 일쑤였다. 이에 공격수로만 A매치 출전이 29경기나 되지만 고작 3골에 불과하다. 이는 김신욱보다 A매치 경력이 절반도 되지 않은 이정협(11경기·4골)보다도 떨어지는 수치다.

최근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김신욱은 울리 슈틸리케 현 감독과 첫 대면했다. 국내파 위주로 꾸려진 이번 동아시안컵의 특성상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온 면도 있지만, 올시즌 K리그에서 23경기 8골(6위)을 넣으며 점점 살아나고 있는 김신욱의 활약 자체도 대표팀 복귀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김신욱이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기존에 이정협-이용재와의 선의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두 선수는 비록 2부리거 소속이지만 대표팀에서 만큼은 꾸준한 활약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경력은 김신욱이 이들보다 앞서지만, 슈틸리케호 내에서의 위상을 놓고 따지면 김신욱이 오히려 도전자의 입장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슈틸리케호에서 김신욱의 활용도가 과연 어떻게 달라질까하는 점이다. 김신욱의 머리만 극단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국내파 대표팀 감독들에 비해 슈틸리케 감독은 지극히 실용주의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김신욱이 투입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공중전과 문전 경합 등 개인의 장점은 살리면서, 약점으로 꼽히는 팀플레이의 템포 저하와 공격패턴의 단순화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성적부담이 적은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김신욱을 비롯한 모든 공격수들에게 최대한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공격수들이 모두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은 대표팀에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이는 투톱 시스템이나 포지션 변경을 통해 두 명 이상의 공격수들도 함께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정협은 최전방 공격수이면서 폭넓은 움직임과 활동량으로 연계플레이에도 강점이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톱으로 이정협같은 스타일을 선호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정협은 폭넓은 움직임을 90분 내내 유지할 체력적인 면에서는 약점이 있고, 제공권도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다. 상대에 따라 기복도 있는 편이다.

반면 김신욱은 타깃맨으로서의 확실한 장점이 있다.

문전에서 경합하면서 수비를 끌어 모으는데는 역시 김신욱 만한 카드가 없다. 이번 대표팀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대표팀 부동의 주전으로 꼽히는 손흥민이나 이청용 같이 침투플레이에 능한 유럽파 2선 공격수들과 함께 뛸 때 김신욱 카드는 가장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조합으로 꼽힌다.

경기 후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조커로서의 가치를 놓고 봐도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어떻게든 활용법을 찾아야하는 선수로 꼽힌다. 나이도 아직 20대인 김신욱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슈틸리케호의 중장기 프로젝트에서 충분히 중용될만한 가치가 있는 공격수다. 동아시안컵이 대표팀에서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는 '김신욱 활용법'을 찾기 위한 중요한 시험무대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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