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 가격 논란..박삼구 회장 '가시밭길'

2015. 7. 3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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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과 입장차 커 매각 협상 험로 예상

채권단과 입장차 커 매각 협상 험로 예상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금호산업 매각 문제를 놓고 동향(同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제일고 선후배인 두 사람은 과거 돈독한 관계률 유지했으나 근래에는 크게 틀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금호산업 매각 협상 테이블에서의 첨예한 견해 차이 때문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최근 박삼구 회장 측에 금호산업 매각 가격으로 1조218억원을 제시했다. 실사를 통한 평가가격(주당 3만1천원)에 9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이는 그러나 지난 4월 말 본입찰에서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이 써낸 6천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당시 채권단이 유찰을 결정하고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에 나섰을 때만 해도 7천억원대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박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에 적신호가 켜졌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의 제시액에 크게 당혹스러워하면서 박현주 회장 측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데에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 측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생각에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모펀드(PEF)인 미래에셋삼호유한회사가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은 8.55%다. 채권단 내에서 단일 회사로는 최대 지분율이다.

미래에셋 측은 이번 금호산업 매각 문제에 대해 원론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매각 가격 산정은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것으로, 회사가 직접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며 "금호산업 지분이 개인이나 회사 보유가 아니라 펀드 자산인 만큼 최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상을 둘러싼 분위기가 미묘하게 흐른다.

광주경영자총협회는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채권단의 과욕이 이번 금호산업의 매각 자체를 무산시키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며 "채권단이 재기에 나서려는 향토 기업의 발판을 뒤흔드는 것을 보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금호산업이 금호그룹의 품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인수가 무산되면 호남 지역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채권단이 시장의 공정가치를 지켜 금호산업이 금호그룹에 돌아갈 수 있도록 현명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금호산업 매각이 지역적인 감정이나 개인적인 인연의 차원에서 접근할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을 헐값에라도 박삼구 회장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며 "그동안 투입된 채권단 자금에는 국민 혈세와 개인 투자금 등이 얽혀 있는 만큼 냉철하게 따져 금호산업 매각 가격을 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에는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이 때문에 특정 개인이 되찾을지의 문제를 떠나 여러 투자자와 국민에게 손실을 입히지 않는 방향으로 엄격하게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지역 여론에 기대 금호산업 매각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한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과의 협상을 거쳐 9월 중에는 자신에게 부여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하지 않고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 채권단은 이후 6개월 동안 같은 조건으로 제3자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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