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20%는 오심..민낯 공개한 K리그 왜?

이정수 입력 2015. 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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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K리그 토크 어바웃 레퍼리’가 열리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득점여부와 경기의 결과를 포함해 플레이와 관련된 사실에 대한 주심의 판정은 최종적인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경기규칙(Laws Of The Game)의 규칙5 ‘주심의 결정’ 부분에 명시된 내용이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에서 심판의 판정은 경기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믿을 수 있고, 정확한 판정이 요구된다.

프로축구 K리그 심판들이 부끄러울 수 있는 민낯을 공개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는 30일 서울시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Talk about Referee’(토크 어바웃 레프리)를 열고 2015년도 K리그 심판 운영과 상반기 판정 현황을 설명했다. 심판의 오심과 이에 따른 사후 징계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한웅수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심판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점이 아쉽다. 판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개선책을 소개해 심판들이 신뢰 받으며 자긍심을 가지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아픈 부분을 드러냈다.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가 모두 경기일정을 23라운드까지 마친 가운데 판정 정확도는 90%를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정확도가 떨어지는 퇴장 판정은 43.9%가 오심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파울(정확도 90.8%)과 오프사이드(정확도 93.3%) 등에서는 오심률이 채 10%가 되지 않았다. 1~11라운드, 12~22라운드로 구분하면 오심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올해 처음으로 프로전담제를 시행해 46명의 심판을 운용하면서 평가에 따른 승강제를 도입했고, 사후 평가 및 상벌, 심판 교육 및 지원을 강화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다. 경기 전 심판들이 구단이나 지도자 등 경기 관계자들과 접촉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심판배정을 자동화시스템에 맡기고, 배정경기를 알려주지 않은채 지역 거점 숙소에서 경기감독관과 함께 숙박하도록 하는 등 투명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경기후 심판위원회의 비디오 분석을 통해 심판에게 징계가 내려진 경기장면을 공개한 것이었다. 강찬구 심판위원이 영상을 제시하면서 어떤 장면에서 주심 혹은 부심이 어떤 판단착오로 오심을 했는지를 설명했다. 오심으로 인한 징계사례는 23라운드까지 클래식은 총 7회(주심 3회, 부심 4회), 챌린지는 총 12회(주심 8회, 부심 4회)가 있었다. 강 위원은 “누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까지 드러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오심을 숨기는 대신 다같이 공유함으로써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판정 정확도를 높이려 한다. 일선 지도자를 비롯해 경기관련 종사자들과 심판들 간의 신뢰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동준 심판은 “오심이나 징계를 얘기하는 것이 부끄러운 면이 있다. 영상을 통해 내가 생각지 않았던 오심 장면들도 나오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는다”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실수한 것들을 공개하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이런 자리를 계기로 오심을 더 줄이고 좋은 경기를 이끌어간다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부심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잘못한 부분을 드러낸만큼 실수를 줄이기 위해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현이었다. 강찬구 위원은 “오프사이드에 대한 결정적인 오심들이 많아 주·부심의 협력 판정을 강조하고 있다. 심판들이 힘을 모으면 더 좋은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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