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중국 축구, 너 얼마나 컸나 한 번 볼까

김현기 2015. 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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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순커(왼쪽)가 지난 1월18일 호주 아시안컵 북한전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출처 | 중국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중국이 더 강하다.”
‘슈틸리케호’ 동아시안컵 주장으로 뽑힌 김영권(26)은 지난 28일 “(일본이)유럽파가 빠진 점은 있지만 아무래도 중국이 일본보다 더 강한 것 같다. 홈 이점도 있고”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부터 2년간 일본 오미야에서 활약한 뒤 2012년부터 중국 최고구단 광저우 헝다에서 뛰고 있다. 그도 이번 대회만큼은 1차전 상대 중국이 더 위협적일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최근 중국 축구는 대표팀 레벨에서도 예전보다 전력이 훨씬 좋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 1차전은 ‘공한증’에 떨었던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구 굴기’ 프로젝트를 통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늠하는 무대로도 손색이 없다.

◇2002년 이후 ‘최고 상승세’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으나 이후 3차례 월드컵에서 본선은 물론,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수십억원을 주고 데려온 스페인 출신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 시절이던 2013년 여름엔 홈에서 태국에 1-5로 대패하는 일도 겪었다. 그러나 그 시점부터 바닥을 치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3년 하반기는 광저우 헝다가 중국 구단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제패한 시점이기도 하다. 중국대표팀도 상승세를 타면서 태국전 이후부터 지난 6월 부탄전까지 A매치 23경기 11승9무3패를 기록했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선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기록하며 11년 만에 8강에 올라 자신감을 키웠다. 100위 밖으로 떨어졌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77위까지 올라왔다. 동아시아 4강이 격돌하는 이번 대회는 중국이 한국, 일본 앞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이적료 1000만 달러, 연봉 200만 달러…중국 선수 맞아?
1부리그인 슈퍼리그 성장은 중국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이 자국 내 몇 개 빅클럽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선수 생활을 하다보니 조직력이 상당히 좋아졌다. 이는 아시안컵 기간 중 알랭 페랭 중국대표팀 감독도 인정한 부분이다. 이번 동아시안컵을 봐도 광저우 헝다(7명)를 중심으로 장쑤 세인티(5명), 산둥 루넝(4명) 등 5개 클럽에서만 전체 엔트리 23명 중 22명을 만들었다. 15개 구단에서 23명을 짜서 출전하는 한국과 확연하게 비교된다. 축구에 대한 중국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는 중국 대표급 선수들 몸값을 해가 다르게 치솟게 하는 이유다. 중국대표팀 측면 공격수 쑨커가 좋은 예다. 이 달 초 대규모 투자를 받은 톈진이 장쑤에 이적료 120억원, 연봉 19억원이란 거액을 주고 그를 영입한 것이다. 이후 톈진 구단과 투자기업간 마찰이 생기면서 쑨커는 장쑤에 임대 신분으로 돌아갔지만, 슈퍼리그 중국 선수 최고 이적료와 연봉을 동시에 깨뜨린 이 사건은 ‘운동만 잘 해도 국내에서 큰 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중국 선수들에게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중국대표급 선수들의 경우, 연봉은 10~15억원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재 동아시안컵 한국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연봉이 높은 K리그 선수는 김신욱으로 10억원 안팎(추정)이다. 요즘 K리그에선 국내 선수 이적료가 10억원을 넘기지 않는다.

◇‘공한증’ 있다? 없다?
동아시안컵에선 ‘공한증’이 없다. 한국은 지난 5차례 동아시안컵 맞대결에서 2승2무1패로 중국에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2010년 일본 대회에서 0-3으로 완패, 한국 축구사에 처음으로 중국에 패하고,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무기력하게 0-0으로 비기는 등 전체적으론 ‘중국에 강하다’는인식을 심어주지 못했다. 13억 대륙인들의 시선이 쏠리는 한국과 중국의 2일 개막전은 한국이 중국에 다시 한번 ‘공한증’의 악몽을 떠올리게 할 것인가,아니면 중국이 ‘축구굴기’ 위력을 아시아 맹주 한국에 확실하게 과시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중국 타이탄스포츠의 마더싱 기자는 “2008년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때 중국이 2-1로 앞서다가 박주영, 곽태휘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당했던 2-3 역전패 기억이 난다”며 “그 경기 설욕을 위해서도 많은 중국인들이 이번 한·중전을 지켜볼 것이다. 자존심을 살려주길 원할 것 같다”고 밝혔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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