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파격 할인 봇물..제값에 산 소비자만 울상

안상희 기자 2015. 7. 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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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320d/BMW코리아 제공
왼쪽은 ‘뉴 아우디 A6’, 오른쪽은 ‘뉴 아우디 A7’/아우디 제공

“제값 주고 산 바보입니다.”
“수입차가 처음이어서 할인은 알지도 못했습니다.”
“덜컥 구매해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어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글이다. 수입차들의 할인 폭이 커지다 보니 제값 주고 산 소비자들은 이처럼 억울함을 호소한다. 할인을 반기는 소비자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의 원칙 없는 할인에 대해 당초부터 가격을 높게 잡은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원칙 없는 할인이 이어지면서 ‘ ○○○브랜드는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이야기도 나오곤 한다.

◆ BMW vs 아우디…가격 할인 맞불로 승부수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MW는 올 봄부터 3시리즈의 대표모델인 320d를 정상가격 4950만원에서 500만~600만원 이상 할인해 판매한다. 오는 9월 부분변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딜러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320d를 4000만원 초반대에 구입한 사례도 많다. 할인 폭이 크다 보니 소비자들이 몰리며 320d는 물량이 없을 정도다.

내년에 부분변경을 앞둔 5시리즈의 대표모델인 520d는 정상가격 6390만원에서 딜러에 따라 700만~800만원 이상 할인해준다. 최근엔 5000만원 중반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신차 할인에 들어가는 브랜드도 있다. 아우디는 올 5월 선보인 중형세단 뉴A6를 이달부터 최대 12% 할인해 판매한다. 차량 가격이 6250만~94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출시 1~2달 만에 800만~1000만원 저렴해졌다. 뉴A6와 함께 출시한 뉴A7도 이달부터 7% 할인해 500만원가량 싸게 살 수 있다.

수입차의 경우 공식할인보다 비공식 할인 폭이 더 크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부터 딜러들에게 뉴A6와 뉴A7에 대한 지원금을 각각 4.5%, 2.5% 지원해주고 있다. 딜러들은 공식 할인에 자신들의 지원금을 보태 할인 폭을 키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가격 할인 정책에 대해 “할인 금액과 폭에 따라 고객 이동이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한 브랜드가 특정 차종에 대해 할인을 시작하면 경쟁 브랜드 역시 할인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할인은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좋은 수단이다.

실제 아우디 신형 A6, A7과 BMW의 5시리즈는 서로 경쟁차종으로 고객층이 겹친다. 아우디 입장에서는 자사의 신차가 나오기에 앞서 BMW에서 큰 폭의 할인을 진행하다 보니 5시리즈로 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서는 신차에 대한 할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출렁…”결국 먼저 산 차주만 손해”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를 싸게 살 수 있어 좋다. 하지만 폐해도 있다. 보통 신차가 할인을 많이 하면 이전 모델이라도 최근 연식 1~2년 내 중고차 가격 하락 폭이 커진다. 신차를 막 구입한 소비자만 애꿎은 피해를 입게 되는 것.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업체인 SK엔카에 따르면 2014년식 아우디 뉴A6 35 TDI 다이나믹은 신차보다 25.9% 가격이 할인된 4700만원에, A7 55 TDI 콰트로 다이나믹은 신차가격보다 28.4% 할인된 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4년식 BMW 320d 세단과 520d 세단 또한 신차 가격보다 각각 27.3%, 26.6% 할인된 3600만원, 464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민구 SK엔카직영 프라이싱 센터 실장은 “할인 중인 BMW와 아우디의 2014년식 모델은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대비 할인율은 같은 급의 수입차보다 4.5~8%포인트 차이가 있다”며 “최근에 신차를 구입했거나 중고차로 매각하려는 계획이 있는 차주 모두 금전적인 손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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