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트?피더슨? 강정호도 신인왕 자격 충분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15. 7. 3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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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28)의 기세가 연일 치솟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인 역대 최초의 메이저리그 신인왕도 꿈이 아닐 듯하다.

강정호는 30일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선제 솔로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0-4 승리에 공헌했다. 시즌 7호 홈런을 날리면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전날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날린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기쁨도 맛봤다. 타율은 2할9푼5리까지 올라 3할 재진입을 눈 앞에 뒀다.

보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큼 무서운 질주다. 6월 25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에 그치며 약점을 노출하는 듯했던 강정호는 7월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무서운 불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30일 현재 7월 타율 3할7푼에 3홈런 8타점을 쓸어담았다. 7월 장타율은 5할9푼3리나 된다.

이렇게 강정호가 훌륭한 페이스를 보이면서 조심스럽게 한국 선수 최초의 메이저리그 신인왕이 배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다.

현재 내셔널리그의 신인왕 경쟁은 타자 쪽에서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와 작 피더슨(LA 다저스)이라는 두 명의 거물 신인을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맷 더피와 뒤를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브라이언트와 피더슨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들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더피와 샌프란시스코 투수 크리스 헤스턴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여기에 강정호가 맹타를 휘두르며 가세했다.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로만 보면 강정호는 브라이언트와 피더슨은 물론 더피에게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시즌 초반 경기 결장이 잦고 대타, 또는 대주자로 경기에 나서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홈런과 타점에서는 밀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마무리 투수들을 상대로 유독 강하다는 ‘마무리 킬러’로서의 임팩트는 있다.

강정호의 기록은 ‘세이버 매트릭스’식 분석으로 보면 더 눈에 띈다. 세이버 매트릭스에서 계산하는 기록 중에 wOBA라는 것이 있다. 흔히 ‘가중 출루율’이라 불리는 것으로 볼넷은 0.7, 단타는 0.9, 홈런은 2.1 정도의 가중치로 두고 분석한 출루율 계산법이다. 이에 따르면 강정호의 wOBA는 3할5푼8리로 피더슨과 브라이언트를 모두 앞선다.

또 하나의 지표인 wRC+를 봐도 강정호의 대단함을 알 수 있다. 그냥 wRC는 wOBA를 바탕으로 타자의 득점 창출력을 계산하기 위한 지표인데 wRC+는 여기에 리그 적용, 구장 적용을 해 다른 시대, 다른 상황의 선수를 비교하는데 쓰인다. 리그 평균은 100으로, 만약 wRC+가 130이라면 리그 평균 선수들보다 30% 더 좋은 생산력을 보였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따르면 강정호의 올 시즌 wRC+는 무려 132다. 리그 평균 타자들보다 32% 더 뛰어난 생산력을 보였다는 얘기가 된다. 피더슨은 131, 브라이언트는 121로 강정호보다 낮고 더피가 강정호와 같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규정타석이 모자라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고 있지 못하지만, 강정호가 결코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고 있는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에서도 강정호가 밀리지 않는다. 흔히 WAR는 ‘베이스볼레퍼런스닷컴’에서 제공하는 ‘bWAR’와 ‘팬그래프닷컴’에서 제공하는 ‘fWAR’, 두 가지를 많이 쓰는데 강정호의 bWAR는 3.0, fWAR는 2.2다. 브라이언트의 bWAR는 2.6, fWAR는 3.3이며 피더슨은 bWAR이 2.4, fWAR이 3.1이다.

강정호는 ‘중고 신인’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다른 리그에서 뛰다가 건너와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왕에 오른 것은 2001년 스즈키 이치로를 끝으로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 마쓰이 히데키, 다르빗슈 유 등은 첫 해 좋은 성적을 내고도 신인왕 수상에 실패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기자단이 투수보다는 타자들에게 좀 더 후한 평가를 내렸다는 점 등은 강정호에게 여전히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2013년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럼, 올 시즌 강정호도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신인왕 레이스에 한 발을 힘차게 내딛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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