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만신창이된 해운대 해변..'쓰레기와 전쟁'

고석승 입력 2015. 7. 30. 21:06 수정 2015. 7. 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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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휴가철, 부산은 한국에서 붐비는 곳 중 한 곳입니다. 피서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에 요즘 부산에서는 '쓰레기와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고석승 기자가 부산에서 하룻밤을 새워봤습니다.

[기자]

감미로운 노랫소리와 시원한 바닷바람.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대표 휴양지 부산 해운대입니다.

같은 시각 근처 민락수변공원의 풍경도 비슷합니다.

현재 시각 밤 10시가 조금 넘었는데요. 평일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부산 시민과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실 이곳 수변공원은 사건사고와 각종 쓰레기 무단 투기로 악명이 높은 곳인데요. 아직까지는 굉장히 평온한 모습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술자리가 무르익자 여기저기서 언성이 높아집니다.

[해봐. 지껄여 봐. 이 XX야. XX 지껄여 봐. XX, 너 XX 똑똑하고 말 XX 잘하잖아.]

바다를 향해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새벽 한 시가 막 넘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술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군데군데 빈자리도 조금씩 늘고 있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이나 술병을 이렇게 치우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밤이 깊어질수록 빈 자리가 늘어난 만큼 쓰레기도 증가합니다.

해운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새벽 4시, 곧 있으면 해가 뜰 시간입니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는 어김없이 이렇게 쓰레기만 남겨져 있습니다.

먹다 남은 치킨 조각도 이렇게 있고요. 과자 봉지도 여기저기 놓여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술병이 모래사장 위에 그대로 방치돼 있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굉장히 큰 상태입니다.

새벽 4시 30분,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에 나섭니다.

워낙 쓰레기가 많다 보니 여름철에는 청소 인원이 추가로 동원됩니다.

[환경미화원 : 술병하고 담배꽁초하고 하여튼 그런 게 제일 많아요. 깨진 것도 많아요. 일하다가 다친 사람도 있고요.]

날이 밝자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인근 주민들도 불만이 큽니다.

[하보희/부산 민락동 : 새벽에 (해변으로) 들어오면 쓰레기 천지입니다. 악취도 심하죠. 그래서 여기로 잘 안 옵니다.]

청소가 모두 끝나고 지금은 1차 분리수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이렇게 먹다 남은 초장도 보이고요. 슬리퍼도 버려져 있습니다. 이쪽에는 체육복도 쓰레기 더미 사이에 버려져 있습니다.

이날 해운대에서 나온 쓰레기는 모두 마대 70자루 정도로 무게만 5톤이 넘습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는 인근 선별소로 다시 옮겨진 뒤 재분류 작업을 거칩니다.

모두 땀을 뻘뻘 흘리며 쓰레기와 사투를 벌입니다.

[원건희 현장감독/해운대구 재활용센터 : 평소에는 하루에 한 16톤에서 20톤 사이로 (쓰레기가) 들어오는데 최고 성수기에는 많을 때 46톤 정도 들어와요.]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는 소각장으로 직행합니다.

이곳에서는 하루 최대 170톤의 쓰레기를 태웁니다.

매일 같이 들어오는 쓰레기로 소각장은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됩니다.

쓰레기가 모두 치워지고 해변은 다시 피서객들로 빼곡합니다.

오늘 밤 해변에는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또다시 가득 찰 겁니다.

나만 즐기면 된다는 비양심 때문에 오늘도 전국의 산과 바다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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