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가격 1조 '거품논란'..채권단 내부서도 이견
◆ 레이더 M ◆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26일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매각가로 1조213억원(주당 5만9000원)을 제시했다. 박 회장 측은 '시장논리에 어긋난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채권단이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에 실사를 의뢰해 산출된 주당 3만1000원(총 5370억원)보다 높고 현 시가 1만8000여 원보다 월등히 높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금호 측은 기업가치 실사 결과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10%가량 얹은 5890억여 원(주당 3만4000원 선)을 채권단 측에 비공식적으로 제안했지만 이후 채권단이 1조원이 넘는 협상가를 내놓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양측이 원하는 가격이 차이가 큰 것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로 할지와, 회계법인이 상정한 주당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박 회장 측은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미 포함됐다는 입장이고, 채권단 측은 3만1000원에 90%의 프리미엄을 붙인 5만9000원이 적정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영업권을 비롯해 고객 인지도와 상표 가치 등 무형적인 요소들에 대한 가치를 말한다. 같은 회사 주식이라도 51% 지분의 주식과 49% 지분의 주식은 경영권 획득 관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가격을 적용할 수 없다.
두 회계법인은 현금흐름할인(DCF) 등 일반적인 계산식에 근거해 '50%+1주'의 가치를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법은 경제환경, 사업전략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영업활동을 통해 기대되는 미래 현금흐름을 예상하고, 이를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하는 방법이다. 모델의 가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DCF는 사업계획에 뿌리를 둔 가치평가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방식을 따라 계산된 기업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전반적인 요소를 아우른다고 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계산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는 현재 주가에 일정 부분 얹어주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주가가 5000원이라면 경영권이 포함된 주식은 6500원으로 보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은 시가에서 30% 정도 얹는 경우가 많으며 높은 경우에는 50% 정도가 되기도 한다. 채권단이 박 회장 측에 제시한 5만9000원은 현 주가의 3배가량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약 220~230%에 달한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호산업 매각건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프리미엄은 매우 이례적이고 시장에서 생각하는 가치와도 괴리가 큰데, 그렇다면 뭔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내세워야 한다"며 "본전을 받아야 한다는 것 외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매우 무리한 가격을 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채권단의 실무 협상은 산업은행이 주도하고 있다. 채권단 내에서 미래에셋PE 등 재무적 투자자들과 다른 채권금융기관 간에 견해 차이가 있어 산은은 이를 고려해 중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운용사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과거 대우건설에 투자했던 미래에셋은 2010년 금호산업 재무구조개선작업 개시 때 주당 6만원에 금호산업 주식으로 출자전환했다.
채권단 일부에선 매각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면 매각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권단 중 상당수는 1조원대 가격에는 매각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 상당 부분 절충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앞으로 채권단은 자체적으로 매각가격 논의를 한 뒤 전체 의결을 거쳐 박 회장 측에 최종 가격을 통보할 예정이다. 일각에서 박 회장이 한 달 안에 1조213억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공개매각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레이더M(RaytheM.kr) 보도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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