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의 과거사 흐리기는 미국의 일본학계에 실망 초래"

입력 2015. 7. 30. 18:01 수정 2015. 7. 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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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대 일본정치 전공 교수 "일본관련 과목 수강신청 포기 학생들도 나와"

"아시아계 미국사회의 급성장…대아시아 외교가 곧 대미외교"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중국의 부상에 따른 일본에 대한 관심 저하를 일컫는 이른바 '일본 무시(Japan Passing)' 현상의 타개책으로 일본 우익이 재무장과 과거사 족쇄 탈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것이 도리어 미국에서 일본학의 외면을 초래하고 있다고 미국 프린스턴대의 일본학 교수가 지적했다.

일본 정치를 전공하는 데이비드 레니 교수는 최근 닛폰닷컴에 기고한 '아시아계 미국인과 일본의 역사 문제'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와 우익의 과거사 대처 방향을 비판하면서 미국내 일본연구 학계의 '실망' 분위기를 전했다.

레니 교수는 이러한 실망이 일본학에 대한 외면과 일본학도의 이탈을 불러오고, 장기적으로 미국과 일본 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닛폰닷컴은 일본 사회 전반에 대한 국제적 이해를 높이는 목적으로 지난 2011년 출범한 온라인 매체로, 전범으로 기소됐던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한 일본재단의 자금 지원을 받는 곳이다.

레니 교수는 일본의 보수파 지인들의 생각을 전하고,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과거사에 대해 애매모호하게 반성하고 국가 책임을 정면부인하는 발언이 보도될 때면 중국계 미국인, 한국계 미국인, 심지어 일본계 미국인과 다른 인종 학생들 사이에서 일본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을 그들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모든 내 미국 동료들"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수강신청 때 일본관련 과목을 빼면서 일본의 반성할 줄 모르는 완고함 때문에 흥미를 잃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게 한두번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중국 정부가 과거사를 편의대로 활용하는 것도 비판할 만큼 매우 날카로운 분석적 사고력을 가진 이 학생들이 앞으로도 강제위안부를 자발적이었다고 주장하거나 난징 대학살을 소설이라고 치부하는 일본 우익에 동조할 리 없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아베 총리의 하버드대 방문 때 일본 우파 온라인 매체들은 강제위안부 문제와 관련, 비판적인 질문을 한 학생이 한국계인 점을 부각시켰으나, "미국에선 '한국계 미국인' 용어중 '한국계'와 '미국인'이 똑같은 무게를 지닌다"고 레니 교수는 강조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포함해 초 다인종화하는 미국에서 "전 지구의 역사가 미국 역사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명문대 학생과 전문직종 진출자들 사이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차지하는 큰 비중을 감안하면, "이들의 정치적, 문화적 역할을 무시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처사일 것"이라고 레니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의 차세대 지도층이 다문화주의로 형성되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이오지마 전투에서 일본군과 싸운 참전자 세대보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미국의 대 아시아관계를 규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이 그동안 취해온 "대아시아 외교"와 "대미 외교"의 이분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미국엔 사과하고 한국과 중국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부인하고 있지만, 이렇게 "미국에 해야 할 말과 아시아에 할 수 있는 말을 명확히 구분"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아베 총리가 내달 15일 종전70주년 기념 연설에서 "침략"과 "강제(위안부)"라고 말하는 대신 "진출"과 "(인신)매매"라고 할 경우, 지난 4월 방미 때 "받은 기립박수의 추억은 제2차 세계대전의 기억보다 훨씬 더 희미해질 수도 있다"고 레니 교수는 경고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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