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협조문'이 뭐길래.. 뒤늦게 화제

입력 2015. 7. 30. 14:20 수정 2015. 7. 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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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성남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제작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공존할 일원 호소…누리꾼 '눈물'도

"길고양이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이 절대 아니며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절대로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성남시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제작한 '길고양이 관련 협조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널리 공유되며 뒤늦게 화제를 낳고 있다.

29일 성남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협조문은 2012년부터 유기동물 보호 및 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벌이던 성남시청에 고양이보호협회 회원들이 길고양이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제안하면서 제작됐다. 2012년부터 성남 시내를 중심으로 배포된 전단지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사진으로 찍혀 올라오면서 뒤늦게 이슈가 됐다.

협조문은 길고양이가 사람과 공존해야 할 생태계 일원이며 일정수의 기존개체를 관리하면 유익한 영역의 동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경기도가 2007년부터 시행중인 '길고양이 개체 수 줄이기' 방안으로 꼽히는 △포획 △붙임 수술 △방사 등을 통해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안내했다.

협조문을 더 보면 "길고양이는 무서운 전염병을 퍼트리는 쥐들의 강력한 천적"이며 "고양이의 분변 냄새만으로도 하수구 속의 쥐가 지상으로 올라오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또 길고양이가 동물보호법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는 내용도 알렸다. 협조문에는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주민들이 많아 쥐약을 살포하는 경우가 있는데, 독극물 살포로 인해 야생동물들이 살상되면 강화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에서는 뜨거운 호응이 일었다. 트위터 이용자 '토끼네풀장(@3rabbitplant)'은 "성남시 길고양이 안내문 읽는데 왠지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공공기관에서 직접 나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잘 설명해주니 몇몇 분들이라도 더 너그러워지시겠지 싶어서"라며 "인간의 불편 때문에 해치는 생명의 수는 최소화되어야 한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 'Iim(@unioceans)'도 "성남시 길고양이 협조문이 벌써 눈에 띄게 효과를 나타내나 보다"라며 "시 공문이고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버려졌고 유익하다는 내용이 꽉 닫힌 못난 사람들 마음에 뭔가 느끼게 했나 보다. 이거 전국구 확대해야 한다"고 적었다.

성남시청 지역경제과 강원구 주무관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고양이중성화 사업을 벌이던 중에 봉사자들로 모인 성남시 캣맘 캣대디 협의회원들(고양이보호협회)의 제안으로 협조문이 만들어졌다"며 "고양이를 지저분하고 시끄럽게 생각하는 시민들에게 고양이에 대한 시각과 정보를 넓히기 위해 자료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누리꾼이 주목한 이 협조문의 실제 효과는 어떨까. 강원구 주무관은 "협조문 4000부를 제작해서 민원이 많은 지역에 홍보했다"며 "그동안 아무리 설명해도 민원이 줄지 않았는데, 이제는 협조문을 읽어보시고 이해하고 도와주는 시민분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협조문 끝에는 길고양이의 짧은 삶에 대한 정보도 실려 있다. 글에는 "길고양이 평균 수명은 4~5년으로 추정된다"며 "사람에게 버려졌기에 사람 주변을 맴돌며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도심 생태계 내에서 사람에게 유익한 일을 하는 역할이 주어져 있음을 이해해 달라"고 적혀있다. 성남시가 중성화한 길고양이는 지난해에 645마리, 올해는 620마리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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