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column] 프레시즌 평가전 결과? 그게 뭔데?

입력 2015. 7. 30. 13:43 수정 2015. 7. 3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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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여름은 프레시즌 평가전의 계절이다. 올여름은 미국에서 빅클럽들이 모여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을 펼쳤다. 새로 영입된 선수가 첫선을 보인다. 팬들의 호기심은 커진다.

이번 주말 잉글랜드 축구의 '시즌 오프너'로 유명한 커뮤니티실즈가 열린다. 첼시와 아스널의 맞대결이다. 그런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월드 No.1 풋볼매거진 < 포포투 > 의 올리 리케츠가 말한다. 왜 그런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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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로마전이었다. 라힘 스털링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유니폼을 입고 처음 경기에 나섰다. 흥미진진한가? 경기 시작 1분 만에 스털링은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받았다. 드디어 '퍼스트 터치'의 순간이다.

동네축구에선 흔한 장면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2억 원을 버는 선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털링이 볼을 밟고 넘어지자 SNS가 뜨겁게 반응했다. 4천900만 파운드짜리 스타플레이어의 '퍼스트 터치'!!

그러나 올여름 맨시티 팬들은 새로운 영웅을 얻어 매우 흡족해하고 있다. 이적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스털링은 데뷔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첫 번째 실수를 만회했다. 이성적 평가에서 SNS는 신뢰성이 높은 근거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분위기를 짐작하기에는 충분한 방법이다.

# 커뮤니티실즈가 무안해지다

이번 주말 아스널과 첼시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두 팀은 2015-16시즌을 제패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을 테고, 커뮤니티실즈는 그 속살을 알아볼 기회로 여겨진다. 하지만 정규 리그가 시작되기 전에 열리는 단판 승부로 시즌 전체를 예상할 수 있는 걸까?

최근 커뮤니티실즈 25경기의 결과를 들춰보자. 커뮤니티실즈를 차지한 팀이 그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적은 지금까지 9차례에 불과하다. 2007년과 2008년, 2009년에는 승부차기로 승자를 결정했다. 패자가 승자보다 많은 리그 승점을 얻었던 시즌도 아홉 차례 있었다. 커뮤니티실즈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1998년 커뮤니티실즈(당시 명칭은 '채리티실즈')에서는 전 시즌 더블을 차지했던 아스널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맨유가 며칠 후에 잡혀있던 UEFA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 집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도 승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막강한 아스널의 승리는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렇게 시작한 1988-99시즌 아스널과 맨유는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아스널은 빈손으로 끝났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FA컵, UEFA챔피언스리그까지 거머쥐며 역사상 첫 트레블 신화를 썼다.

그보다 4년 전에는 어땠을까? 1993-94시즌 맨유가 더블을 차지했다. 1994년 여름 맨유는 리그 2위 블랙번을 2-0으로 꺾어 다시 '시즌 오프너'의 주인공이 되었다. 당시 블랙번은 잭 워커의 든든한 자금 지원 덕분에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맨유는 블랙번이 돈으로 우승을 사는 짓을 막을 수 있는 정의 사도를 자처했다. 하지만 1994-95시즌 타이틀은 블랙번의 차지가 되었다. 맨유는 빈손이었다.

# 프레시즌과 리그 성적의 상관관계

프레시즌 준비 전체를 놓고 보면 커뮤니티실즈는 '프레시즌 훈련'의 마지막 실전 일정이 된다. 그전까지 각 팀은 다양한 기회를 이용해 연습경기를 가진다. 그렇다면 프레시즌 평가전의 결과는 실제 성적과 어떤 관계일까?

1990년부터 리그 챔피언 중 18개 팀이 프레시즌에서 50% 이상 승률을 기록했다. 준비 과정에서 좋은 흐름을 실제 시즌까지 이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재미있는 예외도 있다. 1998년 여름 맨유는 프레시즌 평가전 7경기에서 3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앞서 소개한 대로 채리티실즈에서도 패했다. 그러나 전인미답의 트레블을 달성했다.

2013년 여름, 맨시티는 프레시즌 평가전 7경기에서 네 번이나 패했다. 선수들은 신임 감독의 방식에 적응해야 했고, 새로 가세한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맨시티는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의 패권을 차지했다. 동일 기간 프레시즌 평가전 7경기 중 6경기에서 승리했던 리버풀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맨유와 맨시티는 공통점을 보인다. 프레시즌의 부진이 정규 시즌 개막 초반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1998-99시즌 맨유는 개막 5경기에서 승점 8점에 그쳤다. 2013-14시즌 맨시티는 시즌 초반 원정 3경기에서 두 번이나 졌다. 프레시즌 성적의 영향이 시즌 초반까진 두드러져도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크게 작용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 예외

프레시즌의 부진에서 시즌 내내 벗어나지 못한 사례도 물론 있다. 데이비드 모예스의 맨유다. 지휘봉을 새로 잡은 모예스는 프레시즌 평가전 7경기에서 두 번밖에 이기지 못했다. 그나마 1승은 위건을 상대했던 커뮤니티실즈였다. 이렇게 시작한 시즌 개막 6경기에서 맨유는 승점 7점밖에 얻지 못했다.

프레시즌부터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면 모예스 시대가 더 오래갈 수 있었을까? 기존 선수들이 알렉스 퍼거슨의 후계자를 더 믿어줬더라면 어땠을까?

이 점에 관해서는 토트넘 팬들도 할 말이 있다. 2008년 여름, 후안데 라모스의 토트넘은 프레시즌 7경기에서 골득실이 무려 +28에 달했다. AS로마를 5-0,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3-0으로 각각 대파하기도 했다. 2008-09시즌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부풀었다. 개막전에서 미들즈브러에 패했을 때만 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2개월 뒤 토트넘은 최하위로 떨어졌고 라모스는 경질되었다.

그렇다면 선수는 어떨까? 올여름 프레시즌 평가전에서 맨시티의 켈레치 이헤아나초와 아스널의 제프 레네-아들레이드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리버풀 팬들이 할 말이 있나 보다. 그들은 2002년 프레시즌 당시 브루노 셰루를 기억한다. 안필드에서 있었던 라치오전에서 셰루는 데뷔를 신고했고, 팬들은 환상적인 신입 선수를 얻었노라 기뻐했다.

제라르 울리에 감독은 셰루를 지네딘 지단에 비유했다. 물론 공통점도 있다. 둘 다 프랑스 출신이며 축구 선수라는 점이었다. 그 외에는 두 사람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프레시즌 평가전은 좋은 기회다. 큰돈을 들여 영입한 신입생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평가전 경기력을 바탕으로 시즌을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앞서 소개했듯이 프레시즌 평가전에서 나온 결과는 실제 시즌 성적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 여름 오프시즌에 나온 결과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글=Olly Ricketts,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포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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